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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명의신탁 부동산 소유권자는 실소유자”… 기존 판례 ‘유지’
▲ 대법원이 부동산 차명 소유가 법에 어긋날지라도 그 재산까지 박탈시킬 수는 없다는 기존 판례를 유지했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필중 기자] 대법원이 타인의 이름으로 등기한 ‘명의신탁’ 부동산의 소유권은 명의자가 아닌 원 소유자에게 있다는 기존 판례를 유지했다.

지난 2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부동산 소유자 A씨가 부동산 명의자 B씨를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

1998년 농지 소유권을 취득한 A씨의 남편은 2000년 관할 군수로부터 농지를 소유할 자격이 없으므로 부동산을 처분하라는 통지를 받았다. 이에 A씨 남편은 농지를 처분하지 않고 B씨 남편과 명의신탁 약정을 했다.

A씨 남편은 B씨 남편에게 농지 소유권 등기를 이전했고, B씨 남편은 해당 농지에서 경작하면서 매년 임대료로 쌀을 A씨 남편에게 제공했다.

이후 A씨 남편이 사망하자 A씨가 농지에 대한 권리를 취득했고, B씨 남편이 사망하자 농지 명의는 B씨로 넘어갔다. 이에 A씨는 B씨를 상대로 자신에게 소유권 등기를 이전하라는 소송을 냈다.

이와 관련해 2002년 9월 대법원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에 따라 명의신탁 약정과 그에 따른 물권변동이 무효가 되므로 해당 부동산의 소유권은 명의신탁자에게 귀속된다”고 판단한 바 있다. 앞선 1ㆍ2심은 모두 기존 대법원 판례에 근거해 A씨 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일각에서 부동산실명법의 궁극적 목적은 등기제도를 악용한 투기ㆍ탈세ㆍ탈법행위 등을 방지하기 위한 것인데, 이를 위반한 명의신탁은 반사회질서 법률행위이므로 명의신탁자가 소유권 등기 이전을 요구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타인의 이름으로 부동산을 등기한 명의신탁의 경우 범죄자가 범죄행위로 얻은 이익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도록 한 「민법」의 불법원인급여로 간주해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는지가 주요 쟁점이었다.

이에 대법원은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기존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지 따져봤다. 사회적 파급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지난 2월 공개변론을 열어 각계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대법원은 명의신탁이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기존 판례를 유지하기로 결론 내렸다. 대법관 9명의 다수의견은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해 무효인 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 명의로 등기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이 당연히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종래 판례의 타당성을 다시 확인한 판결”이라며 “그러나 다수의견 역시 부동산 명의신탁을 규제할 필요성과 현재의 부동산실명법이 가지는 한계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 사건에서 불법원인급여 제도의 적용을 긍정하는 법원 판단에 의한 방법보다 입법적 개선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필중 기자  kpj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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