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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멸실된 건축물에 대한 감정평가가 가능하려면?
▲ 오민석 법무법인 산하 대표변호사/ 아유경제 편집인

P는 서울의 한 재정비촉진구역에서 재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된 조합으로, 2009년 12월 21일 최초의 사업시행인가를, 2015년 5월 4일 사업시행 변경인가를 각각 득하였다. 

A는 해당 구역의 토지등소유자인데, 분양신청 기간 내에 분양신청을 하지 않은 현금청산대상자이다. P조합은 A와의 현금청산에 관한 협의가 어렵게 되자 서울지방토지수용위원회에 수용재결을 신청하였고, 위원회는 2016년 9월 30일자로 A 소유 부동산에 대한 보상금액을 2억6200만 원으로 하는 수용재결을 하였다. A는 보상금액이 과소하다며 이의신청을 하였으나 중앙토지수용위원회는 2017년 10월 26일자로 A의 이의신청을 기각하는 이의재결을 하였다.

A는 법원에 손실보상금이 적다며 손실보상금 증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그 사이 A의 건물을 철거되어 멸실이 완료되었다. 위 행정소송에서 A는 정당한 보상금액의 산정을 위한 감정평가를 신청하였고, 법원에서 지정한 감정인은 A 소유 건물이 이미 멸실되었으므로 실지조사에 갈음할 수 있는 자료의 제공이 있어야 감정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출하였다. 이에 A는 감정인에게 토지 및 물건조서, 지적도, 평면도, 현황측량도, 부동산등기부등본, 구글 맵스(Google Maps) 사진 자료를 제공하였으나 감정인은 이러한 자료만으로는 감정이 불가능하다고 하였고, 법원에서는 그 후로도 4명의 감정인에게 감정 가능 여부를 문의하였으나 모두 감정이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법원에서 지정한 5명의 감정인이 차례로 감정 불가 의견을 내자 A는 감정이 가능한 감정인 후보를 추천하겠으니 원고가 추천한 감정인 후보를 감정인으로 지정하여 감정을 진행하거나 한국감정평가사협회로부터 감정이 가능한 감정인을 추천받아 감정을 진행하여 달라고 법원에 요청하였다. 이에 대하여 P는 소송의 일방당사자나 제3의 기관이 추천한 감정인 후보를 감정인으로 지정하는 것은 공정성에 반하므로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하였다.

위 사건에서 서울행정법원은 “손실보상금 증액청구의 소에 있어서 수용재결에서 정한 손실보상액보다 정당한 손실보상액이 더 많다는 점에 대한 입증책임은 원고 측에 있다(대법원 1997년 11월 28일 선고ㆍ96누2258 판결)고 할 것”인데 “「감정평가에 관한 규칙」 제10조제1항은 ‘감정평가업자가 감정평가를 할 때에는 실지조사를 하여 대상물건을 확인하여야 한다’, 제2항은 ‘제1항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실지조사를 하지 아니하고도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경우에는 실지조사를 하지 아니할 수 있다’, 제1호는 ‘천재지변, 전시·사변, 법령에 따른 제한 및 물리적인 접근 곤란 등으로 실지조사가 불가능하거나 매우 곤란한 경우’를 각 규정하고 있다. 수용대상 건물이 철거 등으로 이미 멸실된 경우는 물리적 접근 곤란 등으로 실지조사가 불가능하거나 매우 곤란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는데, A가 제공한 토지 및 물건조서 등은 육안으로 건물의 구조, 노후도, 관리상태 등을 확인한 뒤 평가하는 절차를 갈음할 수 있을 정도의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자료로 충분하다고 볼 수 없고, A가 추천한 감정인 후보를 감정인으로 지정하는 등의 방식은 P조합이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이므로 법원에서 이 같은 요청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상 수용재결에서 정한 손실보상액보다 증액되어야 한다는 A주장을 뒷받침할 입증이 없으므로 A의 주장은 이유 없다”면서 A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18년 8월 23일 선고ㆍ2017구단78752 판결).

오민석 변호사  koreaare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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