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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특집] 도시정비업계 ‘컨소시엄’ 자취 감추나?
▲ 최근 도시정비사업 조합들이 ‘컨소시엄 구성 불허’ 방침을 내세우고 있어 컨소시엄 사업 방식을 준비한 건설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공동시공(컨소시엄) 문제가 추후 부동산시장의 큰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농후해지고 있다. 최근 서울 단지 내 조합들이 건설사들의 공동수주를 막는 ‘컨소시엄 구성 불허’ 방침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부 조합은 아예 ‘컨소시엄 불가’ 결의서를 작성하는 등 갈등 양상마저 띠고 있어 업계가 긴장하고 있는 상황에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컨소시엄 불가’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이에 본보는 컨소시엄 불가로 인한 도시정비업계의 현 상황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올 10월 시행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 개정안까지 들여다봤다.

최근 컨소시엄 ‘불허’ 방침 확산 ‘조짐’
반대 측 “건물 하자 발생 시 책임 소재 불분명… 추후 분쟁 소지”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에 있어 컨소시엄이란 건설사 2곳 이상이 함께 아파트를 건설하는 즉, 공동시공을 말한다.

보통 대단위 사업에서 주로 컨소시엄 형식으로 개발에 들어가며 해당 단지는 그 지역의 랜드마크 단지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컨소시엄 아파트의 경우 학교, 교통, 편의시설 등은 물론 단지 설계, 평면설계 및 조경, 커뮤니티 시설 등도 잘 갖춰져 있어 대형 건설사들의 노하우를 고스란히 엿볼 수 있다. 대단지인 경우가 많으므로 공동관리비가 적게 책정돼 주거부대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경제적으로도 높은 효율성을 자랑한다.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건설사들의 입장에서도 공동시공이기 때문에 사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분배할 수 있고, 효율적으로 공사기간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아파트 주민들은 대형 건설사들의 네임을 결합한 빅 브랜드 이미지에 입주 단지 프리미엄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소다. 한마디로 컨소시엄 사업단과 조합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전략 중 하나다.

그렇다면 이렇게 긍정적으로만 보이는 컨소시엄을 반대하는 조합원들이 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일반적으로 컨소시엄 단지에서 무언가 하자가 발생했을 경우 시공 주체별로 맡은 공구가 나눠있기 때문에 같은 아파트라도 시공 품질이 달라지기 일쑤란 불만이 많다. 특히 2곳 이상의 대형 건설사들이 뭉치는 경우 단독 브랜드 단지와 달리 관리가 소홀하다는 의견도 있다. 아파트에 하자가 발생하면 책임 소재를 두고 사업자들 간의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이뿐만 아니다. 사업자가 다수기 때문에 사업 진행 과정 중에 서로의 입장 차가 극명하게 갈릴 수도 있고 그러다 사업 자체가 지연돼 ‘시간이 돈’인 도시정비사업 특성상 공사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를 들어 최근 조합원들이 컨소시엄이 아닌 단독시공을 원한다며 시공자 입찰공고에 ‘컨소시엄 불가’ 조항을 삽입할 것을 요구하는 분위기다.

한남3구역, 갈현1구역 등 ‘시끌’… 반대결의서 징구 추진
국토부 “컨소시엄 불가가 위법이라는 별도 규정 없어… 재량에 맡겨야”

대표적인 곳으로 서울 강북 재개발 최대어로 올 하반기 도시정비업계의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용산구 한남3구역(재개발)과 은평구에 위치한 갈현1구역(재개발)이 꼽힌다. 

최근 도시정비사업 소식통 등에 따르면 한남3구역의 경우 조합이 ‘컨소시엄 금지’ 조항 삽입으로 가닥을 잡음에 따라 입찰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해 추후 시공자 선정 일정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은 노후 다세대ㆍ다가구 주택이 즐비했던 이태원로 222-26(한남동) 일대 38만6395.5㎡에 건폐율 42.09%, 용적률 232.47%를 적용한 지하 6층~지상 22층에 이르는 공동주택 197개동 5816가구(임대 876가구 포함) 규모의 대단지 형성이 계획됐다.

사업 규모가 크다 보니 조합은 시공자 선정 입찰공고에 ‘컨소시엄 금지’ 조항을 넣지 않았고, 일부 조합원들은 ‘한남3구역 단독 추진위원회’를 결성하며 ‘단독 추진 결의서’ 서명에 나서는 등 반발이 상당히 거센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컨소시엄이라는 게 겉으로는 조합원들을 위하고 그들의 이익을 보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건설사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추진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금융부담은 물론 사업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고 건설업계의 경쟁으로 인한 출혈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최근 국토부가 건설사 간의 컨소시엄 입찰을 금지하는 것이 공정 경쟁을 제한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힌 것도 추후 컨소시엄을 반대하는 쪽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간주해 추후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토부 주택정비과 한 관계자도 “도시정비법에는 컨소시엄 불가가 위법이라는 별도 규정이 없다”면서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상 컨소시엄 금지 조항이 들어간다고 해서 제한경쟁에 해당하진 않는다는 해석이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정비법 및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제10조 및 제21조에서도 입찰공고에 포함돼야 할 사항으로서 ‘입찰의 방법(경쟁입찰 방법ㆍ공동참여 여부)’을 기재해, 입찰공고를 통해 공동참여(컨소시엄) 허용 여부를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관련 법령에 컨소시엄 불가 조항이 일반경쟁인지 제한경쟁인지를 규정하는 내용이 없어 조합의 재량에 맡겨야 한다는 설명이다.

갈현1구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조합원들은 ‘컨소시엄 불가’를 외치고 있지만, 조합 집행부는 이 같은 조항이 제한경쟁입찰에 해당할 수 있어 이를 수용하기가 곤란하다는 태도다.

결국 갈현1구역 조합원들 역시 ‘컨소시엄 불가 결의서’를 작성하며 조합원들의 서명을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결의서에는 ‘컨소시엄 불가 방식은 조합원 대다수가 원하는 입찰 방식이며 도시정비법에도 위배하지 않는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방법임에도 조합 집행부가 일방적으로 컨소시엄 허용 안건을 통과시켜 입찰공고에 고지한 만큼 이를 즉각 변경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갈현1구역의 한 조합원은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사업장들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조합 집행부는 조합원들의 의견을 배제한 채 독단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면서 “서명을 받은 결의서를 모아 조합 집행부에 항의하고 컨소시엄을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현재 결의서 징구 결과를 놓고 보면 전체 조합원의 과반수에 이르는 인원이 컨소시엄 불가에 동의하고 있다”면서 “우리 조합원들은 책임준공이나 하자보수 측면에서 우려하는 부분이 상당하고 단지 미래 가치를 고려해볼 때 컨소시엄보다 단독 시공이 유리하기에 물러설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갈현1구역 조합 집행부는 컨소시엄 구성에 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합원이 컨소시엄 구성 반대를 외치는 만큼 조합과 건설사들도 결국에는 조합원들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냐는 관계자들의 시각이 우세해 보인다.

이곳에선 현대건설, GS건설, 롯데건설 등이 현장설명회에 참여하며 입찰 의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조합은 오는 10월 11일 시공자 입찰을 마감한다는 구상이다.

이 사업은 은평구 갈현로41가길 36(갈현동) 일원 23만8580.9㎡를 대상으로 한다. 조합은 이곳에 건폐율 32.59%, 용적률 230.43%를 적용한 지하 6층~지상 22층 규모의 공동주택 32개동 4116가구(임대 620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신축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시공자 선정이 유찰된 바 있는 서초구 신반포18차 337동 재건축 조합은 최근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재입찰 공고를 냈다. 눈에 띄는 점은 입찰 조건에 ‘컨소시엄 불가’ 조항을 삽입했다는 점이다. 이곳에는 서초구 잠원로 195(잠원동) 일원 5917.7㎡를 대상으로 지하 3층~지상 31층 규모의 공동주택 182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신축할 계획이다.

▲ 용산구 한남동 일대. <사진=아유경제 DB>

컨소시엄 준비한 건설사들 고민 깊어질 듯
올 10월 도시정비법 개정안 시행… 견제ㆍ감시 강화↑

최근 서울 재개발ㆍ재건축 단지 조합들의 ‘컨소시엄 구성 불허’ 방침이 늘어나면서 컨소시엄 구성에 무게를 두고 있던 건설사들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모든 방법을 열어두고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추후 건설사들이 조합원들을 설득하는 과정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른 사업 지연 가능성도 있다는 후문이다.

도시정비업계 한 전문가는 “조합이 컨소시엄을 원천적으로 허용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우세한 만큼 현재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위험부담이 큰 상황으로 급변했다”면서 “이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사업 자체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국토부가 시공자 선정 시 컨소시엄 입찰을 금하는 행위에 대해 사실상 허가 결정을 내린 상황에서 추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내에 ‘컨소시엄 불허’를 단 입찰공고가 늘어나는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그동안 일부 조합원들은 컨소시엄으로 공사를 진행할 시 하자의 책임이 모호하고, 아파트 브랜드 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컨소시엄 불가를 주장해 왔다”며 “앞으로 이와 같은 분위기가 확산하면 부동산시장 물량난은 심화할 수밖에 없어 물량 확보를 위한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각종 비리가 터질 수 있어 정부의 감시가 촘촘해져야 한다”고 귀띔했다.

한편, 올해 4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도시정비법 개정안이 시행을 앞두고 있어 시장의 물량 공급은 더욱 더뎌질 것으로 전망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오는 10월 24일부터 서울시는 공사비가 5% 이상, 다른 지역의 경우 10% 이상 늘어날 때 조합원 5분의 1 이상의 요청이 있으면 공사비 검증이 의무화된다. 또한, 조합 임원의 보수와 업무 범위 등을 바꿀 때 반드시 조합원총회를 거치도록 하고, 도시정비법을 위반한 사람은 최대 10년간 조합 임원을 할 수 없도록 했다.

아울러 국토부는 서울의 대규모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장을 대상으로 합동점검을 하고 문제가 발견될 경우 수사를 의뢰하고 시정명령 등의 후속 조치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무분별한 사업비 증액으로 조합원 부담이 증가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조합 임원에 대한 조합원의 견제ㆍ감시가 강화돼 비리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갈현1구역 재개발 조감도. <사진=아유경제 DB>

김진원 기자  qkrtpdud.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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