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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획] 서울시 ‘도시ㆍ건축 혁신’ 1호부터 삐끗… 전문가 “주거환경 개선 우선시해야”
▲ 흑석11구역 ‘도시ㆍ건축 혁신’ 시범사업 공공대안 예상 조감도. <제공=서울시>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서울시가 일괄적인 성냥갑 아파트에서 벗어나 각자 개성을 살린 아파트를 신축해 창조적인 도시경관을 만들기 위해 도입한 ‘도시ㆍ건축 혁신’ 1호 사업지에 대한 기본구상을 확정해 본격화한다. 앞으로 도시정비사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주거환경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서울시 ‘창조적 도시경관’ 1호, 흑석ㆍ공평 기본구상 발표
“천편일률적 아파트 탈피해 미래경관 창출 본격화”

지난 9월 6일 서울시는 정비계획 수립단계부터 준공까지 도시정비사업 전 단계를 공공ㆍ민간이 함께 고민하고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도시ㆍ건축 혁신’ 1호 사업지에 흑석11구역과 공평15ㆍ16지구 두 곳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곳은 정비계획 수립 이후 오랜 시간 사업이 정체되고 있어 변화된 여건을 반영한 정비계획 변경이 시급해 선정됐다.

서울시는 ‘도시ㆍ건축 혁신방안’ 4개 시범사업 대상지 중 2개 소에 대한 기본구상을 발표해 연내 정비계획 변경 결정을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다. 나머지 2개소도 연내 사전 공공 기획을 완료할 계획이다.

발표된 기본구상에 따르면 흑석11구역은 창조적인 계획 수립을 위해 특별건축구역을 적용해 현충원에서 대상지가 보이지 않도록 높이를 관리하고 배후의 서달산으로 열린 조망이 확보되도록 스카이라인을 계획했다. 고층부에는 계단식 테라스형 옥상정원을 조성해 한강변 아파트의 경관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공공과 민간이 함께 사업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고려해 기본구상을 마련한 만큼 오는 12월 말까지 정비계획 결정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도시재정비위원회에서 부결된 계획안이 15개월 정도 소요된 것과 비교하면 약 1/4로 단축되는 것이다.

공평15ㆍ16지구 재개발사업은 주변 도시조직과 조화를 이루지 못했던 기존 정비계획 대신 과거ㆍ현재ㆍ미래가 어우러지는 포용적 보전 개념의 대안을 제시해 지난 4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했다. 시범사업 4곳 중 최초로 정비계획이 결정된 지역이다.

특히 조선 시대부터 시간과 삶이 축적된 역사적인 공간이지만 옛 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일대 도시조직을 보존하기 위해 서울시는 혼합형 정비기법을 도입해 존치되는 건물과 정비되는 건물이 조화되는 저층부 소규모 메스ㆍ입면 계획 등 혁신적인 계획안과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또 상업ㆍ업무공간과 연계해 건물 저층부를 모든 시민에게 개방하고 옥상정원을 조성해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이달 중 정비계획을 변경ㆍ결정 고시하고 내년 2월 사업시행인가 완료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동간 거리 감소ㆍ건폐율 증가로 주거환경 악화 가능성 ‘점화’

그러나 서울시 ‘도시ㆍ건축 혁신’으로 외관은 보기 좋게 만들 수 있겠지만, 주거환경이 크게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업계 소식통 등에 따르면 다수 전문가는 서울시 ‘도시ㆍ건축 혁신’이 동간 거리를 좁혀 아파트끼리 붙게 돼 주거환경이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구릉지와 같은 경사가 높은 곳에서 추진되는 경우가 많은 재개발은 ‘도시ㆍ건축 혁신’을 적용할 경우 고지대에 위치한 주동에 층수를 10층 수준으로 낮춰야 해 층수가 크게 낮아진다. 층수가 낮아지면 건폐율도 올라가기 때문에 사업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서울시가 ‘도시ㆍ건축 혁신’을 적용한 동작구 흑석11구역 재개발 설계(안)에 따르면 층수는 최고 16층, 평균 13층 건폐율은 30%에 육박하는 29.1%로 계획됐다. 흑석11구역 기정 설계안은 최고 20층 평균 16층으로 건폐율은 21%였다. 서울시 ‘도시ㆍ건축 혁신’이 적용되면서 층수는 3~4층 낮아지고 대신 건폐율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특히 서울시 ‘도시ㆍ건축 혁신’이 적용된 곳 중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동간 거리를 1대 0.5까지 낮추고 동간 거리를 최대 9m까지 좁힐 수 있도록 했다. 흑석11구역은 1대 0.8로 지정됐다. 동간 거리가 좁아질 경우 소음, 악취, 진동과 같은 주민들의 불편사항이 발생해 사생활 보호가 어렵고 화재가 발생했을 때 불이 쉽게 번질 수 있는 문제점이 우려된다. 또한, 동간 거리가 좁으면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일조권까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서울시가 층수를 제한하면서 건폐율이 증가하자 재개발 조합원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한남3구역 설계(안)의 건폐율은 42%로 이번 서울시 ‘도시ㆍ건축 혁신’ 수준이다. 이에 따라 조합원들의 반발이 커지자 조합은 서울시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안설계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법상 주거지역의 건폐율은 60%이지만 ‘도시ㆍ건축 혁신’에는 최대 40%의 건폐율이 적용된다”며 “건폐율이 높아져 주거환경이 악화됐다는 경우에 대해 보고를 받은 바 없어 이 문제는 더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 ‘도시ㆍ건축 혁신’은 건축가들의 주거단지 설계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싶다”며 “건축의 아름다움만 강조해 설계해왔던 건축가들이 설계에 참여해 가장 중요한 주거환경 개선은 외면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칫 서울시 ‘도시ㆍ건축 혁신’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조합원들의 피해를 인지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승아 기자  nellstay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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