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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특집] 정비구역 해제 일몰제 적용 코앞… 유력 사업지들 조합 설립 ‘안간힘’
▲ 정비구역 일몰제가 반년 앞으로 다가오자 사업 초기 단계인 재개발ㆍ재건축 구역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내년 3월 정비구역 일몰제를 앞두고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단지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일몰제 사정권 안에 들어온 조합들은 해당 제도의 적용을 면제하기 위해 조합 설립을 이뤄내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2012년 1월 30일 이전 추진위구성승인을 득한 단지는 2020년 3월 2일까지 조합을 설립하지 못하면 해산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본보는 일몰제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현 도시정비업계 분위기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반년 남은 일몰제에 구역 해제될까 ‘노심초사’
성수2지구 등 적용 사업장 “조합 설립부터 추진”

‘일몰제’란 시간이 지나면 해가 지듯이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이 일정 기간 내 진행되지 못하고 지연되고 있을 때, 정비구역 및 사업 자체가 자동 해제ㆍ폐지 또는 조합 및 추진위가 해산되는 제도를 말한다.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 제4조의3제1항에 따르면 사업에 진척이 없는 경우 정비구역 등을 해제할 수 있도록 일몰제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세부 규정으로는 ▲정비구역 지정 예정일로부터 3년 동안 정비구역 지정을 신청하지 않은 경우 ▲정비구역으로 지정ㆍ고시된 날부터 2년 동안 추진위의 승인을 신청하지 않는 경우 ▲토지등소유자가 정비구역으로 지정ㆍ고시된 날부터 3년 동안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지 않은 경우(추진위를 구성하지 않는 경우) ▲추진위가 추진위구성승인일로부터 2년 동안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지 않는 경우 등이다.

보통 정비구역 지정 후 2년 이내에 추진위를 구성하지 못하거나 추진위 승인 이후 2년 내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지 못하면 시ㆍ도지사의 직권으로 해당 구역은 일몰제 적용을 받게 된다.

사업을 추진해온 주민들의 입장에서 일몰제는 공포나 진배없다. 내년 3월 초까지 조합 설립을 해야지만 일몰제를 피할 수 있어서 현재 추진위 단계에서 사업이 지체되고 있는 사업장들은 일단 조합 설립부터 하자는 분위기다. 심지어 도시정비사업에 협조적이지 않던 주민들까지 태도를 바꿔 추진위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후문이다.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제2지구(이하 성수2지구)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추진위 설립 단계에 머문 성수2지구는 그간 주민들 간의 갈등으로 사업이 장기간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일몰기한이 반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 이르자 상황의 중대성을 인식한 일부 주민들이 태도를 바꾸며 올해 초 당시 55%에 머물렀던 조합설립동의율이 72%를 기록, 내년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위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추진위 측은 올해 말 조합 창립총회를 개최한다는 구상이다.

성수지구는 2009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 당시 한강 르네상스 계획을 토대로 기부채납 비율을 25%로 올리는 대신 최고 50층 건축을 허용한 지역이다. 당시 이촌ㆍ여의도ㆍ합정ㆍ압구정 등 5곳이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이들은 모두 해제되고 오직 성수지구만 남았다.

이후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해 한강변 최고 층수 제한이 강화됐기 때문에 이곳 성수지구는 한강변에서 가장 최고 층수 허용선이 높은 유일한 단지로 사업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몰제 기한은 다가오고 아직 성수2지구가 아직 조합설립인가를 받지 못하자 성수전략정비구역 내 50층 계획 자체가 전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위기감으로 이어졌다. 한강변에서 50층을 지을 수 있는 유일무이한 사업지인 성수지구가 해제되면 엄청난 사업성과 공공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성수2지구 주민들 사이에서 형성됐고 이점이 일부 반대 주민들의 마음을 열게 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성수2지구 추진위 관계자는 “일몰기한이 내년 3월로 점점 가까워지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일단 사업을 이어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기에 최대한 발 빠르게 사업을 진행, 올해 안으로 조합 창립총회를 개최해 일몰제 적용을 피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영등포구 신길2구역(재개발), 관악구 봉천1-1구역(재건축), 성북구 정릉6구역(재건축),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4차(재건축), 서초진흥(재건축) 등 단지들도 일몰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올해 안으로 조합 창립총회를 개최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는 후문이다. 

신반포4차와 서초진흥의 경우 아파트 소유주 동의율이 이미 90%를 넘어섰고 각각 11월 초와 10월 중 총회를 개최한다. 정릉6구역 역시 최근 동의율이 약 70%대 이르며 이달 말 총회를 개최한다는 구상이다. 

일부 전문가 “일몰제 적용 연장 신청 거부 가능성 커”
구역 해제 시, 사실상 사업 재개 어려워

일부 전문가들은 이들 단지처럼 일몰제 적용 대상으로 꼽히는 사업장이 조합 설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로 일몰제 적용 연장 신청 가능성이 희박하다는데 그 원인을 찾고 있다. 즉, 시장의 재량인 일몰제 적용 연장 신청이 거부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 서울시에서 재개발ㆍ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새로 지정된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상황이지만 정비구역에서 해제되는 곳은 갈수록 느는 추세라고 입을 모은다.

현 정부가 도시정비사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신규 인ㆍ허가가 까다로워졌고 새로 정비구역 지정에 나서는 단지가 모습을 감추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구역 신규 지정 건수는 0건으로 나타났다. 신규 지정은 2017년 27곳에서 2018년 6곳으로 크게 줄었고, 올 상반기에는 단 한 곳도 새로 지정되는 등 정비구역 신규 지정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주택 물량 부족 등 전문가들의 우려와 달리 현재 시는 정비구역 해제를 적극 논의 중이다.

실제로 지난 6월 은평구 증산뉴타운에서 규모가 가장 큰 증산4구역이 재개발사업 추진 13년 만에 서울시 1호로 일몰제를 적용받아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데 이어 서초구 신반포궁전 재건축마저 정비구역 해제를 피하지 못했다.

특히 증산4구역의 경우 추진위가 2016년 6월 27일 전체 토지등소유자 32% 동의율을 가지고 은평구청에 일몰기한을 연장을 신청했지만, 서울시가 부동의 결정을 내리며 지난 6월 구역이 해제된 것이다. 당시 해당 추진위는 서울시의 이 같은 결정에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상황을 돌이키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지만, 법원이 일몰기한 연장 여부는 서울시의 재량이라고 선을 긋는 바람에 결국 사업을 중단하게 됐다.

구 도시정비법 제4조의3제3항을 들여다보면 ‘시ㆍ도지사는 토지등소유자 100분의 30 이상의 동의로 일몰기한 도래 전까지 연장을 요청하거나 정비사업의 추진상황을 판단해 존치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해당 기간을 2년의 범위 내에서 연장해 정비구역 등을 해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 재건축 전문가는 “증산4구역은 도시정비법에 명시된 ‘토지등소유자 100분의 30 이상의 동의’를 넘은 32%의 동의율을 기록했다”면서도 “하지만 서울시가 사업 추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하면 증산4구역과 같은 사례가 다시 발생할 수 있어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일몰제 적용으로 구역이 해제되면 사실상 도시정비사업을 재개하는 것은 어려워지기에 사업에 대한 찬반 여부를 차치하고서 일단은 내년 3월 전까지 반드시 조합 설립을 신청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시, 신탁 방식에도 일몰제 적용할 듯
일몰제 연장 성공한 사례도 이어져… 대법원 “매몰비용 조합원에 청구할 수 없어”

서울시가 신탁 방식 정비사업에도 일몰제 적용 등 고강도 규제를 적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점도 악재다.

최근 업계 소식통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신탁업자 정비사업 표준 기준’에 신탁 방식 사업장에도 일몰제 적용 방안을 담아 사업 지연에 대한 책임을 신탁사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3년 이상 사업의 진행이 없을 때 매몰비용 부담을 신탁사가 내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에 신탁사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한마디로 이 같은 제도 자체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업계 한 전문가는 “신탁 방식 특성상 신탁사가 사업시행자이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사업의 모든 결정은 주민들의 동의를 통해 이뤄진다”면서 “사업 지연의 사유는 대부분 서울시 인ㆍ허가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 그 책임을 사업지에 넘기는 꼴이다”라고 귀띔했다.

이어서 그는 “이미 신탁 방식은 서울시가 건축심의를 진행하지 않거나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지 않아서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사업 지연에 대한 책임을 신탁사에 묻는 것은 부당하다”며 “신탁사들이 이 같은 위험 부담을 꺼려 신탁 방식 사업시행자 지정마저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몰제 연장에 성공한 단지도 있어 앞선 사업장들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서대문구 창천동과 동작구 흑석11구역, 송파구 마천4구역 등 재개발 지역은 일몰제 연장에 성공하며 한숨을 돌리게 됐다.

여기에 강남구 개포현대1차(재건축)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로부터 ‘일몰기한 연장 결정 자문안’을 원안동의 받아 정비구역 일몰기한이 연장될 가능성이 커졌다. 추후 시가 최종 결정 후 고시 절차를 완료하면 향후 일몰기한이 2년 더 연장된다.

현재 도시정비업계에서는 서울에서만 재건축 23곳, 재개발 15곳 등 총 38곳이 내년 3월 2일 전까지 조합을 설립하지 못할 시 정비구역에서 일괄 해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대상 단지에는 강남구 압구정3구역, 서초구 신반포2차, 송파구 장미1ㆍ2ㆍ3차 등 굵직굵직한 정비사업장들도 포함돼 있어 당분간 일몰제 적용을 피하기 위한 이들의 사투가 업계의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대법원이 “매몰비용은 총회의 부과결의, 또는 정관에 명확한 부담 규정이 없는 한 조합원들에게 부담시킬 수 없다”며 “재개발 조합원에 정비사업 매몰비용 청구할 수 없다”고 판결한 사례가 나왔다는 점이다.

조합 설립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사업 주체의 입장에서 큰 호재로 이번 판결로 주민들이 매몰비용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서 동의서 징구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 서울에서만 재건축 23곳, 재개발 15곳 등 총 38곳이 내년 3월 2일 전까지 조합을 설립하지 못할 시 정비구역에서 해제될 것으로 보여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아유경제 DB>

김진원 기자  qkrtpdud.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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