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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복지 사각지대 ‘정신 위기가구’에도 재조명 시급

[아유경제=조은비 기자] 정부의 복지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복지 사각지대’에 관한 재조명이 시급하다.

지난달(11월) 19일 인천 계양구에서는 일가족을 포함한 4명이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발생한 ‘성북구 네 모녀’와 이번 ‘인천 일가족’ 사건은 모두 20~40대에 속해 행정상 근로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젊은 구성원이 포함돼 있었지만 끝내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계양구와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인천 일가족’ 구성원 중 A(49ㆍ여)씨는 지난해 8월 바리스타로 일하다가 손떨림 증상으로 실직했다. 이후 10월 기초생활 주거급여(월 24만 원)와 한시적 긴급복지 지원금(월 93만6500원)을 받았지만 긴급복지 지원금은 3개월 만에 끊겼다. 아들(24)은 직장을 다니다가 건강상의 문제로 실직했지만 장애판정을 받을 정도는 아니었다.

당시 주민센터 관계자는 기초생활 생계급여 제도를 안내했지만 ‘부양의무자’인 전남편과 친정 부모로부터 금융정보 제공 동의서를 받아 와야 한다는 설명을 들은 A씨는 신청하지 않았다고 한다. 서류상 A씨와 두 자녀는 장애인이 아니었고, 젊은 나이 상 근로능력이 있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커 이들이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했다.

복지부는 이 같은 상황에서 A씨 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에 정신적 어려움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어려움을 겪는 위기 가구에게 최소 생계를 지원하는 일도 ‘부양의무자’에 막혀 좌절되는 시점에, 정신 위기가구에 대한 복지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나마 이뤄지고 있는 정신건강복지는 대부분 중증 정신질환에 무게를 두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A씨 가족처럼 생계가 어려워 긴급복지 지원금을 받다가 끊기면 ‘정신건강 위기가구’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상담사가 찾아갔으면 좋았겠지만, 현재는 그런 제도가 미비하다”며 “내년엔 관련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 20~30대는 서류상 근로능력이 있다고 판단되지만 사망원인 1위가 자살로 집계되고 있다. 행정상, 서류상으로 걸림이 돼 복지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잇따른 일가족의 극단적 선택으로 그 문제가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우리 사회의 복지구조에 정신건강 분야를 활성화해서 이러한 비극을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절실해 보인다.

조은비 기자  qlvkb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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