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권혜진 기자] 정부의 연이은 고강도 부동산 대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위축으로 강남 아파트 매매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강남 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 입성을 노리는 비강남권 거주자들의 수요가 늘면서 집값이 다시 상승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오늘(2일) 발표한 ‘매입자 거주지별 주택 매매거래’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강남 3구의 아파트 매매거래 911건 중 ‘서울 외 지역 거주자’가 구매한 건수는 256건으로 전체의 29%를 차지했다. 통계가 처음 집계된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한 부동산업계 종사자는 “강남 외 지역에 사는 고객 중 ‘매물이 나오면 즉시 연락해달라’며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려둔 경우가 많다”며 “지방에서도 연락이 많이 온다”고 말했다.
비강남권에서 강남 매물 수요가 증가한 건 철옹성 같던 강남 주택 매매가격이 최근 떨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 ‘3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주택가격은 0.13% 상승한 반면, 강남 3구는 강남구 –0.2%, 송파구 –0.17%, 서초구 –0.13%로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다.
강남권 급매물들도 늘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 송파구 ‘잠실리센츠’ 전용면적 84㎥(8층)은 16억 원에 거래됐다. 2019년 12월 같은 면적의 매물(11층)이 21억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5억 원 떨어진 것이다. 서초구에서도 반포동 ‘반포리체’ 84㎥(5층)가 21억7000만 원에 거래되면서, 지난해 12월에 팔린 같은 면적 매물(7층)에 비해 5억 원 떨어졌다. 강남구에선 작년 말 29억5000만 원에 거래됐던 도곡동 ‘도곡렉슬’ 115㎥가 최근 24억1000만 원까지 떨어졌다.
비강남 거주민들의 강남 입성이 늘고 있는 건 지난해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강남 3구’의 급등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아울러 많은 이들이 지금의 하락세가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늘 수요가 넘쳐 장기적으로는 값이 하락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은행이 지난 3월 금리를 0%대로 낮추면서, 금융상품보다는 부동산에 묻어두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나왔다.
학군 요인도 강남3구의 강력한 무기 중 하나다.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가 폐지되고, 정시가 확대되는 등 정부의 지난해 교육제도 개편안이 인기 학군 지역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입시 일정까지 연기되면서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매매 수요가 최근 다시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혜진 기자 koreaare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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