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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 기준 명확히 해야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최근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제품을 살 경우 같은 업종이어도 국내 기업 매장에선 사용이 불가한 곳이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에 대한 분명한 기준을 내놓지 않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제한처는 ▲대형마트 ▲백화점 ▲유흥업종 ▲온라인 전자 상거래 ▲대형 전자 판매점 등이다. 하지만 일부 글로벌 대기업 매장에서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

일례로 샤넬 로드숍 등에서도 긴급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다. 백화점 매장에선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특화 매장에서는 결제가 가능하다.  

롯데하이마트나 삼성디지털프라자ㆍ전자랜드ㆍLG베스트샵 등 대형가전제품 매장은 사용처에서 빠졌지만, 미국 애플의 전자제품 판매를 대행하는 프리스비 매장에서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

같은 브랜드라도 형태에 따라 사용 여부가 나뉜다. 대형 유통체인인 이마트의 경우 이마트 직영매장과 트레이더스는 각각 대형마트, 창고형 매장으로 분류돼 긴급재난지원금을 이용한 결제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마트 노브랜드 매장은 가맹업소로 분류돼 긴급재난지원금을 이용할 수 있다.

홈플러스, 롯데마트, 롯데슈퍼, 이마트(이마트 트레이더스, 이마트 에브리데이 포함), 신세계ㆍ롯데ㆍ현대백화점, AK, 뉴코아(NC백화점) 등에서는 품목에 관계없이 쓸 수 없다. 다만 백화점과 대형마트 내 매장이라도 결제 시 해당 백화점, 마트 매출로 잡히지 않는 임대 매장(개별 가맹점)에서는 쓸 수 있다. 

또 재난긴급지원금 사용처에 병원이 포함되면서 성형외과ㆍ피부과에서도 이용이 가능해 ‘지역 상권 살리기’, ‘소상공인 돕기’ 등의 취지와는 멀다는 의견도 거세지고 있다. 스크린 골프장, 탁구장, 당구장 등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지만 유흥사치업종에 묶여 매출 확대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글로벌 가구유통 공룡으로 불리는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에서도 긴급재난지원금 결제가 가능하다. 이케아는 가구 이외에도 주방용품, 가정용 직물제품 등 생필품 영역과 음식까지 판매해 사실상 대형마트와 다름없이 영업 중이다.  

이처럼 이케아 등 외국계 기업, 명품 로드숍 등에서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국내 대기업만 역차별하고 있다는 시민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8일 기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준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금액은 총 8조9121억 원에 달한다. 이 중 62.6%가 이미 집행됐다. 이 같은 점이 드러나자 14조 원이 넘는 대규모 예산 집행을 너무 허술하게 처리했다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윤종인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열린 브리핑에서 “(논란에 대해) 이런 부분들이 국민께서 생각하시는 일반적인 감정과 어떻게 배치되는지 주시하고 있다. 개별 가맹점을 넣고 빼는 논의들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정부도 긴급재난지원금을 처음 지급하다 보니 의도와 달리 실수가 생길 수 있어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결국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 형평성 논란을 일부의 국한된 문제로 보고 있다는 정부의 시각을 드러낸 셈이다. 하지만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 기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 만큼 정부의 이 같은 입장에 동의할 국민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미숙함에 대한 양해는 구할 수 있으나 모호한 사용처 기준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서승아 기자  nellstay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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