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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특집] 또다시 부동산 ‘풍선효과’… 다음 규제지역 고심하는 정부
▲ 경기 김포시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파주시 등 비규제지역에서는 집값이 상승 폭을 키우는 등 ‘풍선효과’가 나타나 업계가 우려하고 있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정부는 지난달(11월) 19일 경기 김포시를 비롯해 부산광역시 해운대ㆍ수영ㆍ동래ㆍ연제ㆍ남구와 대구광역시 수성구를 새로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경기 파주시, 울산광역시, 경남 창원시, 대구 달서구 등 조정대상지역에 인접한 아파트들 중심으로 가격이 껑충 뛰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발생했다.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규제지역 지정에 따른 전형적인 풍선효과로 분석하는 가운데 정부가 김포 등 최근 집값이 오른 지역을 누르자 파주 등으로 돈이 몰리는 현 상황에 대해 본보가 자세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김포 누르자 파주, 울산 집값 ↑
전문가 “상대적으로 외면받고 있던 지역에 ‘풍선효과’ 발생”

또다시 ‘풍선효과’다. 풍선효과는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불룩 튀어나오는 것처럼 어떤 부분의 문제를 해결하면 다른 부분에서 문제가 다시 발생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특정 사안을 규제 등의 조치를 통해 억압하거나 금지하면 규제조치가 통하지 않는 또 다른 경로로 우회해 유사한 문제를 일으키는 사회적 현상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그럼 설명한 풍선효과를 부동산시장 상황에 대입해 보자. 최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1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보다 0.23%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조정지역과 인접한 경기 파주와 창원, 울산은 2012년 5월 기준 감정원이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으며, 대구 달서구 역시 2015년 9월(상승률 0.68%) 이후 최대 폭으로 오르며, 이들 아파트 가격이 전국 평균치를 상회했다.

정부가 김포, 부산, 대구 수성구 등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자 인접 지역인 파주, 울산, 창원 등의 아파트값이 상승한 전형적인 풍선효과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조정대상지역 지정 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주택가격 9억 원 이하의 경우 50%, 9억 원 초과 시에는 30%로 제한되는 데 이어 총부채상환비율(DTI)도 소득대비 최대 50%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다. 주택을 살 때 자금 출처 확보를 위해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 2주택 이상 보유자의 경우에는 아예 주택담보대출이 불가해 조정대상지역 지정 여부에 따라 규제 정도 편차가 상당히 심해진다. 이 같은 이유로 조정대상지역이 아니면서도 상대적으로 인접한 곳들이 구매자들의 관심을 끄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최근 정부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등에서 집값 상승이 두드러지자 일부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면서 “규제를 대폭 강화하자 그동안 주택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외면받고 있던 지방 일부 지역이 대체 투자처로 인식되며 집값이 상승하는 풍선효과를 가져왔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들 지역의 경우 아파트값이 무한정 상승하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음에도 계속 집값이 폭등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한 아파트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현상이 두드러지는 등 당분간 이 같은 분위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파주에 있는 운정신도시의 경우,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운정신도시아이파크’는 전용면적 84㎡를 기준으로 정부 규제 직전인 지난 11월 18일 8억4500만 원에 거래되며 자체 신고가를 기록했다. ‘운정신도시센트럴푸르지오’ 역시 동일 면적이 같은 달(11월) 9일 7억9000만 원이었지만 14일에는 7500만 원이나 상승하며 신고가를 작성했다. ‘힐스테이트운정’도 신고가를 기록했다. 동일 면적 기준으로 같은 날(14일) 8억6500만 원에 매매된 것. 이른바 ‘힐푸아(‘힐스테이트운정’, ‘운정센트럴푸르지오’, ‘운정신도시아이파크’)’로 불리는 이들 단지가 파주 지역의 집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파주는 전주 대비 1.06%나 오르는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울산 등 일부 영남 지방에서 연이은 신고가 ‘랠리’
정부 “집값 과열 양상에 규제지역 묶는 방안 검토”

조성대상지역 지정에서 벗어난 울산, 창원, 대구 달서구 등 일부 영남 지방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울산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신정동에 위치한 ‘문수로2차아이파크2단지’의 경우 지난 11월 17일 전용면적 101.48㎡가 13억9000만 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으며, 포항 남구 대잠동에 있는 ‘포항자이’는 전용면적 84.95㎡를 기준으로 이전에 거래된 4억7500만 원보다 7500만 원 상승한 5억5000만 원에 지난 10월 31일 매매를 마쳤다.

이밖에 부산의 경우,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해운대ㆍ수영ㆍ동래ㆍ연제ㆍ남구는 상승 폭이 감소했지만, 규제를 피한 부산진구(1.03%), 금정구(0.94%), 강서구(0.52%)는 상승하며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그런데 정부는 이들 지역이 집값 과열 현상을 보이자 기존 대책처럼 해당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묶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부가 보통 규제지역 지정 등을 고려할 때 한국감정원의 최근 3개월 집값 상승률을 집중적으로 참고하는 데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이들 지역이 비규제지역 중 최근 3개월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높은 곳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이미 정부는 부산 해운대와 경기 김포 등지를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음과 동시에 지정에서 제외된 인근 지역에서 집값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면 추가로 규제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정부의 핀셋 규제가 결국은 풍선효과 같은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는 “단기간에 오른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묶는 정부의 핀셋 규제가 계속되고 있으나, 규제지역의 집값도 제대로 잡지 못하는 데다 인근 비규제지역의 집값만 더 올리는 부작용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정부는 가격이 급등한 지역을 콕 짚어 세밀한 규제를 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는 사실상 다음 투자할 지역을 알려주는 것 밖에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서 그는 “이미 시장에서는 이들 지역의 규제지역 지정을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며 “앞으로도 정부가 기존과 같은 기조의 정책을 고집한다면 부동산시장 안정화는 갈수록 요원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세대ㆍ연립주택 등에서도 ‘전세난 풍선효과’… 근본적 대책 강구 필요성 ↑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내년에도 매매ㆍ전셋값 상승 전망”

설상가상으로 부동산시장 내 풍선효과는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아파트 전셋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자 재정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다세대ㆍ연립주택 등 빌라에 수요가 쏠리는 ‘전세난 풍선효과’가 대표적인 예다.

최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의 다세대ㆍ연립주택 매매 건수는 전월(4012건) 대비 14.4%(578건) 늘어난 총 4590건으로 집계되며 이런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매매 건수가 5000건을 넘지 않다가 7월 잠시 20∼30세대의 ‘패닉바잉(공황구매)’ 여파 등으로 7287건을 기록한 후 8월(4219건)과 9월(4012건) 주춤했지만, 전세난이 계속되자 다시 반등할 조짐을 보이는 상황이다.

구별로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은평구(482건ㆍ10.5%)를 필두로 강서구(420건ㆍ9.2%), 양천구(364건ㆍ7.9%), 강북구(360건ㆍ7.8%), 강동구(261건ㆍ5.7%), 중랑구(235건ㆍ5.1%), 송파구(232건ㆍ5.1%) 순으로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억 단위로 오르면서 예산이 빠듯한 신혼부부들의 경우 아무래도 역세권 신축 빌라 같은 물건에 눈을 돌리는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강한 규제 영향에 있는 아파트와 달리, 다세대ㆍ연립주택의 경우 규제 적용 대상에서 벗어나 있는 만큼 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수요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정부의 정책을 보면 규제지역 내 3억 원을 넘는 아파트의 경우 전세자금 대출 제한이 적용되지만 다세대ㆍ연립주택은 적용 대상이 아니다. 세제 혜택 역시 이전과 동일하다는 점도 구매로 쏠리는 요인 중 하나다.

이를 방증하듯 다세대ㆍ연립주택의 가격도 연이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KB국민은행이 실시한 부동산 조사에 따르면 서울 내 연립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올해 8월 3억113만 원으로 처음 3억 원을 넘은 데 이어 9월(3억300만 원)과 10월(3억673만 원)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전세난으로 집값 상승 폭이 추가로 확대되면 이에 대한 조바심이 매수에 매수를 부르는 등 수요를 자극해 시장 내 불안이 증폭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는 만큼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가 앞선 사례들처럼 잦은 규제지역 지정과 해제를 이어간다면 이는 지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 같은 무분별한 확산이 결국 시장 내 양극화를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물론 정부가 전셋값 상승을 잡기 위한 목적으로 향후 2년간 서울 3만5000가구 등 전국에 임대주택 11만4000가구를 공급한다고 밝혔지만, 해당 대책이 실질적으로 뚜렷한 효과를 나타낼지도 미지수다. 전셋값 상승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데 언제 수요가 끊길지 모르는 매입임대를 비롯해 빌라 등을 활용한 공공임대, 호텔 전용 주택 공급이 근본적으로 무슨 소용이겠냐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역시나 이번 대책도 전세시장 불안은 물론 부동산 전반의 상승세를 꺾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이 우세하다. 즉, 대책이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 안정화는커녕 풍선효과 등으로 집값이 상승하는 부작용만 계속된 만큼 근본적인 대책이 강구되지 않는다면 매번 똑같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내년에도 부동산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달 1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원장 유병권)은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2021년 건설ㆍ주택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2%, 전셋값은 4%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주안 연구위원은 “내년 서울 주택 매매가격이 올해보다는 안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서울 외 지역 매매가격은 불안정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정부가 규제를 가하면 규제를 받는 지역이 아닌 곳에서 풍선효과가 계속 발생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만큼 주거안정보다 계층 간 격차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최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등 영향으로 내년 전국 집값은 2% 상승하고, 전셋값은 이보다 2배 높은 4%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아유경제 DB>

김진원 기자  qkrtpdud.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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