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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특집] 끝나지 않은 수원 전세사기 여파… 2024 전세사기 전망ㆍ예방책은?
▲ 내년 상반기 ‘전세대란’이 예고된 가운데 본보는 수원 전세사기 피해자와 유관 업계 전문가를 대상으로 취재에 나섰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권서아 기자] ‘2024년 임대차 계약 만료’가 되는 가구가 속속 집계돼 내년 상반기 ‘전세대란’이 예고된 가운데 본보는 올해 경기 수원시 전세사기 여파의 현주소, 내년 관련 법 강화에 관한 기대효과ㆍ허점을 들여다봤다. 특히 전세사기 전망과 예방책을 알아보고자 수원 전세사기 피해자와 부동산업계 전문가를 대상으로 취재에 나섰다.

피해자 “임대차 계약 만료, 당장 ‘20년 분할상환’ 못 써…”
저금리 미적용ㆍ대출 상품 변경도 문제 지적

‘20년 분할상환’은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되면 최장 20년간 ‘전세 대출금 무이자 분할상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다. 취재 결과, 예상 밖으로 ‘피해자에게 가장 시급한 안건’과 관련한 질문에 ‘보증금 다음으로 시급한 건 대출금’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20년 분할상환’이 있어도 만기를 코앞에 둔 피해자들은 ‘말이 지원이지, 지원받는 사람은 없다’라고 입을 모았다. 어떤 이유인지 들어봤다.

#1 경기 수원시에 거주하고 있는 A씨(29)는 ‘대출금’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A씨는 현재 일반버팀목대출 1억1000만 원에서 매달 2.6% 이자에 해당하는 23만 원을 내고 있다. 만기는 다가오고 보증금은 돌려받지 못해 대출금을 갚을 수가 없어 대출 2년을 연장한 상태다. ‘20년 분할상환’을 하려고 했더니 ‘경매ㆍ공매 완료(낙찰)’가 이뤄지지 않아 금융기관으로부터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경매ㆍ공매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계속 낙찰이 안 되면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때까지 대출금에 대한 분할상환 신청을 할 수가 없어 피해자들은 다달이 이자를 내야 한다. 만기는 다가오는데 신용불량자가 될 수 없으니 묵시적 계약으로 대출 2년을 더 연장했다. 심지어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되면 가능한 저금리 대출 이율 2.1%도 기존 버팀목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연장 시 2.6% 적용됐다”

#2 인근 동네에 사는 신혼부부 B씨(39) 역시 ‘빚더미’인 상황을 토로했다. B씨에게 당장 필요한 금액은 5000만 원이다. 20년 분할상환 신청부터 셀프낙찰, 대출 상품 변경을 하려 했더니 각 2000만 원, 1700만 원, 1600만 원이 필요하다. 어렵사리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돼도 ‘빚잔치’이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전세사기 피해자 안내 책자에는 ‘20년 분할상환’이 쓰여 있어서 그거라도 지원받자고 안심했지만, 알고 보니 한국주택금융공사(HF)에 10%를 상환해야 한다. 또 피해자들은 ‘셀프낙찰’만이 희망적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마저도 낙찰가 10%가 있어야 한다. 풀대출에서 저금리 대환대출로 옮기려 했더니 보증금의 5~10%가량이 필요하다. 풀대출에서 저금리 대환대출로 바로 갈아탈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 보증금은 날렸는데 나머지 돈은 어디서 구할지 막막하다”

위 사례는 ‘20년 분할상환’의 사각지대로 풀이된다. 20년 분할상환을 이용하려면 ‘경매ㆍ공매’가 완료돼야 하지만, 집행 권한ㆍ소송ㆍ경매신청에 이르기까지 1~2년가량이 소요된다. 그사이에 써야 할 이자도, 빚도 불어나는 상황이다. 게다가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돼도 대출 연장 이자ㆍ대출 상품 변경에서 별다른 수혜가 없다. 이미 대출상품을 이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금융기관에서 번번이 거절당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임대차 계약 만료 이후, 임차인이 1~3개월 내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면 바로 ‘경매 신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면서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면 곧바로 ‘소유권 이전’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2024년 ‘전세사기ㆍ깡통전세’ 전망… 전문가 의견 엇갈려
“상반기에도 발생 가능성 존재” VS “지역별로 다르지만 줄어들 것”

이처럼 아물지 않은 전세사기 이슈로 전세에 대한 수요가 월세나 매매로 옮겨질 것이란 일부 분석과 달리 한국부동산원의 올해 10월 전국주택가격동향에 의하면 수도권과 서울의 전세가격지수(주택종합)는 전월 대비 각각 0.65%ㆍ0.41% 상승했다. 반면 매매가격지수는 동일 기간 0.32%ㆍ0.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의 전세가격지수도 0.36%로 전월(0.32%)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년에도 ‘전세사기’ 피해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부동산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들어본 결과 의견은 분분했다. 단 전세사기ㆍ역전세ㆍ깡통전세는 명확히 구별돼야 하며, 보증금을 받지 못한다고 전부 ‘전세사기’가 되는 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임재만 교수는 내년 전세사기 관련한 질문에 “정확하게 예측은 어렵지만 2년 전쯤 전셋값이 높은 수준이었다”라면서 “내년 상반기에도 많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이유로 ‘깡통전세’를 꼽은 그는 “깡통전세는 보증금이 전셋값을 웃도는 수준인 만큼 집값이 하락하면 팔아서라도 종전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라고 말했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 역시 “집값이 내려가면 보증금을 못 돌려줘서 고소ㆍ고발을 당해 전세사기가 되는 경우도 있다”라고 짚었다. 반면 전세사기 전망에 관련한 질문에는 “전셋값ㆍ집값이 오르고 있는 만큼 전세사기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다른 분석을 냈다.

그는 이어서 “다만 지역별로 전셋값ㆍ집값이 내려가거나 오르거나 하는 상황이 크게 다른 점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앞선 한국부동산원의 자료에서 올해 대구광역시의 누적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은 -9.31%로 확인된 바 있다.

내년부터 강화되는 「공인중개사법」 실효성은?
전세사기 근절 위해 “전세가율ㆍ전세보증금 보증비율 70%로 강화해야”

정부는 수원뿐만 아니라 대전광역시 전세사기 사례에서도 공인중개사가 가담한 정황이 연달아 드러나자 내년부터는 관련 법령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공인중개사는 임대인의 ‘체납 여부ㆍ확정일자 현황’ 제시 의무를 지니게 된다. 임차인의 ‘정보 열람 권한’, ‘임차인보호제도(최우선변제금ㆍ전세보증보험)’를 설명하고 ‘중개대상물 확인ㆍ설명서’를 작성해 거래당사자에게 내주게 된다.

국토교통부 측은 임대차 계약 시 주요 확인사항에 관해 공인중개사-거래당사자가 별도로 서명하도록 한 만큼 중개사고ㆍ분쟁 예방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정렬 교수는 “중개인이 임대인의 부채 상황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라면서 “정부가 법 강화로 계약하기 전에 사전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줘서 전세사기 문제가 어느 정도는 해소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임재만 교수도 역시 “계약 과정에서 임대인의 재정ㆍ법적 권리 상황을 충분히 제공해서 임차인이 리스크를 알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주장했다. 또 전세사기 발생 배경으로 ‘쪼개기 공동담보로 선순위채권액을 적게 보이게 하거나, 큰 문제가 없는 것처럼 안심시키는 경우’와 ‘신탁재산인데 위탁자가 소유권만 신탁사로 옮기고 마치 임대인처럼 행사하는 경우’를 예로 들었다.

반면 법의 허점을 이용해 공인중개사ㆍ중개보조원의 ‘전세사기 범죄’ 건수를 늘릴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인중개사의 사기 유형은 크게 ‘선순위 보증금 허위 작성’, ‘깡통전세 매물 알선’, ‘다른 공인중개사 소개 대가로 법정 수수료보다 1.5~2배 편취’ 등이 해당한다. 이에 암암리에 이뤄지는 전세사기 문제를 둘러싸고도 대대적인 손질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한편,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올해 5월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세보증금 비율) 90% 이상인 주택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없게 했다. 기존 100%에서 90%로 강화해 가입 문턱을 높인 셈이다.

전세가율이 과도하게 높다면 ‘전세사기ㆍ깡통주택’으로 발전될 수 있어 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에도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이 전세가의 100%를 보장한 만큼 보증금을 빼돌리는 사례가 속출한 바 있다.

임재만 교수는 “전세가율ㆍ전세보증금 보증비율을 예로 들어 집값의 70%로 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이는 시장에서 집값의 70% 이상인 보증금이 형성될 가능성이 작아지는 동시에 세입자가 위험성이 있겠다고 생각하는 상황을 미리 방지할 수 있다”고 근본적 예방책을 제안했다.

일각에서 임대인에게 전세보증금만큼의 대출을 보장해주고,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정부에서 받은 대출로 갚게끔 해달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는 질의에 임 교수는 “현재 피해자에게도 대출이 잘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임대인 대출 확대는 부동산시장이 정상화되는 것처럼 보여도 장기적으로 집값을 떠받쳐 서민에게는 여전히 소득 대비 비싼 집을 못 사게 하는 결과로 나타나 서민 주거 안정을 해칠 수 있다”라고 비판했다.

▲ 전문가들은 전세가율ㆍ전세보증금 보증비율을 예로 들어 집값의 70%로 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진=아유경제 DB>

권서아 기자  seoseulgi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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