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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사업 70% 추진 느려… 새 아파트 ‘가뭄’
▲ 강남 재건축 단지 중 30%만이 사업시행인가를 통과해 새 아파트 공급 가뭄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재건축사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완화는커녕 여전히 고강도인 가운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에 따른 부담금, 층수 규제 등과 조합 내 이해 문제까지 겪으며 강남의 조합들이 난항을 겪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까지 사업시행인가를 통과한 곳이 매우 드물어 새 아파트 공급 가뭄까지 우려되고 있다.

재건축 단지 중 30%만 사업시행인가 ‘통과’
전문가 “새 아파트 공급 가뭄 우려”

지난 9일 부동산114 등은 올해 3월을 기준으로 강남, 서초, 송파구 이른바 강남 3구에서 재건축사업으로 지정된 총 104곳 가운데 고작 32곳만이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며 통과율이 30.8%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사업시행인가를 통과한 단지는 대치쌍용 1ㆍ2차, 반포주공1단지(3주구), 서초신동아 1ㆍ2차 등 5곳이다. 관리처분인가를 거친 곳은 11개 단지(삼성홍실, 개나리4차, 청담삼익, 반포주공1단지(1ㆍ2ㆍ4주구), 신반포8ㆍ9ㆍ10ㆍ11ㆍ13ㆍ17ㆍ22차), 이주 및 철거 단계는 12개 단지(개포주공1ㆍ4단지, 일원대우, 반포경남, 반포한신3ㆍ15ㆍ23차, 신반포14차, 잠원우성, 신천미성ㆍ크로바맨션, 신천진주)다.

특히 사업시행인가는 조합이 제출한 내용을 시장이나 구청장 등이 최종으로 확정하고 인가하는 행정 절차를 마친 것으로 관리처분인가와 이주ㆍ철거 등의 절차만 남아 통상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이 작다고 여겨진다.

지난해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와 초과이익환수제도 부활 등으로 인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는 곧바로 재건축시장에 영향을 끼쳤다. 문제는 강남 재건축을 두고 관련 당국의 시선 역시 곱지 않다는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아직 부동산시장이 충분히 안정되지 않았다며 압구정 등 강남 재건축에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박 시장은 지난달(4월) 17일 서울시의회 임시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강남구 논현1동, 신사동, 압구정동, 청담동을 지역구로 둔 성중기 자유한국당 시의원의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재건축 허가를 촉구하자 “실제 부동산 안정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시 성 의원은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강남문화의 상징이었지만 47년이 지난 지금은 낡고 위험한 아파트”라며 “(정부 정책 등으로) 전반적인 집값이 안정됐다. 주민들이 지금까지 정책에 협조하고 고통을 감수했으면 된 것 아닌가”라는 물었고 박 시장은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신도시 하나에 버금가는 광대한 면적을 갖고 있어서 여러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며 “충분히 소통하고 협력해가야 한다”고 말하며 부동산 안정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박 시장은 “이미 그곳에 10년 가까이 살아서 주민 상황은 잘 안다”면서 “열 손가락 중에 안 아픈 손가락은 없다. 일부러 압구정 일대 노후 아파트를 그대로 두거나 (재건축을) 늦춰야 한다는 생각은 없다. 합리적 대안을 빨리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사업시행인가를 승인받지 못한 나머지 70%의 경우, 서울시의 사업 조절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추후 탄력 있는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유관 업계 한 관계자는 “강남 재건축사업에 대해 정부의 주목도가 높은 상황이라 조합의 요구에 무조건적인 승인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면서 “대다수 재건축 단지의 추진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이 커 1~2년 이내에 일반분양이 가능한 단지들이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대치쌍용2차, 압구정3구역 사업 중단 ‘카드’
서울시 “시장 자극 우려”… ‘갈등의 불씨’ 여전 

녹록지 않은 현 상황에 압구정3구역은 사업 중단에 이르기 일보 직전이다. 최근 도시정비업계 소식통 등에 따르면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이하 압구정3구역) 입주자대표회의’는 소유주들을 대상으로 압구정3구역 재건축 추진위원회 운영을 두고 긴급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 4월 25일을 기준으로 839명이 참여한 가운데 잠정중단에 찬성한 비율이 91%에 육박해 압도적인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압구정 구현대1~7차를 필두로 10ㆍ13ㆍ14차 등 4065가구로 구성된 압구정3구역은 강남의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지구 중 가장 큰 규모로 재건축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특히 추진위는 ‘1대 1 재건축’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며 지상 최고 49층 재건축 계획안까지 내놓았다.

하지만 재건축사업 진척이 여의치 않자 입주자대표회의 측에서 현 상황에서 섣부르게 사업을 추진하면 막대한 예산만 낭비하게 돼 지구단위계획 확정 전까지 사업을 보류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이와 더불어 재건축 일몰제 역시 재건축 중단 논의에 불을 지폈다. ‘일몰제’란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이 일정 기간에 진행되지 않고 지연되고 있을 때, 정비구역 및 사업 자체가 자동 해제ㆍ폐지 또는 추진위나 조합이 해산되는 제도를 말한다. 보통 정비구역 지정 후 2년 안에 추진위를 구성하지 못하거나 추진위원회 승인 이후 2년 내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지 못하면 일몰제가 적용된다.

그런데 서울시가 이 같은 일몰제 적용 대상 지역을 내년 3월에 시행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 적용 대상지에 압구정3구역 역시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며 사업 중단 기로에 서게 됐다.

아예 사업을 중단한 단지도 있다. 강남구 대치쌍용2차(재건축)가 대표적인 곳으로 꾸준히 도마 위에 올랐던 재건축 부담금이 결국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대치쌍용2차는 재건축 부담금이 가구당 최대 4억 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재건축 부담금 추정치가 조합의 예상보다 클 경우 사업 연기나 포기, 또는 계약 해지 등이 있을 것이란 부정적인 시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들 단지 이외에도 강남구 은마아파트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조합원들이 서울시의 행정을 비판하며 대규모 시위를 연이어 이어가는 등의 불만을 표출하는 가운데 강남 재건축시장이 현 상황을 타개하고 반등의 물꼬를 틀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진원 기자  qkrtpdud.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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