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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물 철거와 재물손괴 여부
▲ 남기송 천지인합동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 아유경제 편집인

재건축 조합의 경우 표준정관 제38조제1항에서 ‘조합은 관리처분인가 후 구역 안의 건축물을 철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대부분 조합은 위와 같은 규정을 두고 있는데, 조합이 정비구역 내 건축물을 임의로 철거하는 경우 「형법」상의 재물손괴죄가 성립하는지가 문제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재건축 조합의 규약이나 정관에 ‘조합은 사업의 시행으로서 그 구역 내의 건축물을 철거할 수 있다’, ‘조합원은 그 철거에 응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의 규정이 있고, 조합원이 재건축 조합에 가입하면서 ‘조합원의 권리, 의무 등 조합 정관에 규정된 모든 내용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동의서를 제출했다고 하더라도, 조합원은 이로써 조합의 건축물 철거를 위한 명도의 의무를 부담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일 뿐이므로, 조합원이 그 의무이행을 거절할 경우 재건축 조합은 명도청구소송 등 법적 절차를 통해 그 의무이행을 구해야 함이 당연하고, 조합원이 위와 같은 동의서를 제출한 것을 ‘조합원이 스스로 건축물을 명도하지 아니하는 경우 재건축 조합이 법적 절차에 의하지 아니한 채 자력으로 건축물을 철거하는 것’에 대해서까지 사전 승낙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2007년 9월 20일 선고ㆍ2007도5207 판결)”고 판결한 바 있다.

이에 조합들은 통상적으로 미이주 조합원을 대상으로 소유권이전등기 및 인도청구소송을 제기하고 인도청구소송의 가집행선고판결에 따라 인도가집행을 완료하고 나서 철거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절차 진행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형사상 재물손괴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견해가 있는바, 그 근거는 ‘공사의 지연으로 인해 현저한 손해가 예상된다면 철거단행가처분을 신청하는 등의 정당한 법적 절차를 통해 위 각 아파트를 합법적으로 철거할 수 있었음에도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위 인도청구소송의 가집행을 한 후 임의로 철거하는 것은 형사상 재물손괴죄가 성립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2010년 2월 25일 선고ㆍ2009도8473 판결)해 철거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했다.

재판부는 먼저, “재건축사업으로 철거가 예정됐고 그 입주자들이 모두 이사해 아무도 거주하지 않은 채 비어 있는 아파트라 하더라도, 그 아파트 자체의 객관적 성상이 본래 사용 목적인 주거용으로 사용될 수 없는 상태가 아니었고, 더욱이 그 소유자들이 재건축 조합으로의 신탁등기 및 인도를 거부하는 방법으로 계속 그 소유권을 행사하고 있었다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위 아파트가 재물로서의 이용가치나 효용이 없는 물건으로 됐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아파트는 재물손괴죄의 객체가 된다고 할 것”이라며 “재건축사업은 재건축 구역 내에 있는 주택의 철거를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조합원은 주택 부분의 철거를 포함한 일체의 처분권을 조합에 일임했다고 볼뿐만 아니라(대법원 1997년 5월 30일 선고ㆍ96다23887 판결 참조), 이 사건 조합의 정관에 ‘조합은 재건축을 위한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이튿날부터 사업시행지구 안의 건축물 또는 공작물 등을 철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이 사건 조합이 조합원인 피해자들을 상대로 이 사건 각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 및 인도청구소송을 제기해 제1심에서 이 사건 각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고 조합 목적 달성을 위한 건물 철거를 위해 이 사건 각 아파트를 인도하라는 취지의 가집행선고부 판결이 내려졌으며 위 판결은 이후 항소 및 상고가 기각돼 확정된 사실, 이 사건 조합의 조합장인 피고인 1, 부조합장인 피고인 2는 위 소송의 항소심 계속 중 제1심 판결에 기하여 이 사건 각 아파트에 관한 부동산인도집행을 완료한 후 시공자에게 이 사건 각 아파트의 철거를 요청하였고, 시공자의 현장소장들인 피고인 3, 4가 다시 철거업자에 철거지시를 해 그 직원들인 피고인 5, 6이 이 사건 각 아파트를 철거하기에 이른 사실을 알 수 있고, 나아가 이 사건 조합이 이 사건 각 아파트를 철거하기 전에 관할 구청장에게 그 신고를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는 「건축법」에 따른 제재대상이 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형법」상 재물손괴죄의 성립 여부에는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이 위 가집행선고부 판결을 받아 이 사건 각 아파트를 철거한 것은 「형법」 제20조에 정한 정당행위라 할 것이니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따라서 위 대법원의 판결은 조합이 미이주 조합원들에 대한 인도소송을 제기하고 1심 판결 시 선고된 가집행부분으로 건물을 인도받아 지상물의 철거시기를 좀 더 앞당겨도 「형법」상 정당행위로 보게 된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남기송 변호사  koreaare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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