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부동산 기획특집
[아유경제_특집] 분양가상한제에 주택채권입찰제까지?… 줄 잇는 정부 규제 나올까
▲ 정부가 폐지 약 6년 만에 주택채권입찰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어 부동산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사진=아유경제 DB, 편집=서승아 기자>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오랫동안 고민했는데 이제는 때가 됐다”

이는 지난 12일 국회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이다. 부동산시장을 향해 계속해서 새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 정부의 규제 강화 기조에 분양가상한제를 발판삼아 주택채권입찰제까지 도입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속속 나오고 있어 시장은 긴장한 상황이다. 이번 규제가 도입된다면 벌써 현 정부의 9번째 부동산 대책이다. 종합부동산세 대폭 강화, 임대사업자 혜택 대폭 축소를 뼈대로 한 ‘9ㆍ13 대책’을 발표한 때가 불과 10개월 전이다.

정부가 이처럼 규제를 잇달아 발표하게 된 배경에는 한동안 안정기에 들어섰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의 규제 도입은 적절치 못하다는 업계의 지적이 이어지며 현실적인 대안 없이 규제만 계속해서 도입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는 상황이다.

계속해서 오르는 ‘집값’에 정부, 분양가격 ‘규제’… 업계 “주거안정ㆍ도움에는 ‘글쎄’”

우선 정부는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과열’ 단계는 아직이지만 그 전에 팔을 걷어붙이겠다는 것이다. 집값이 이미 오를 만큼 오른 데다, 한 번 상승기류를 타기 시작하면 잡기 힘든 부동산시장의 특성을 고려해서다. 현재 분양가상한제는 공공택지만 적용 대상으로 삼고 있다.

분양가상한제는 말 그대로 분양가격을 제도를 통해 제한하는 제도다. 그간 부동산 대책이 대출 요건 강화 및 세 부담 확대 등으로 수요를 억제하는 쪽이었다면, 이번 규제는 직접적 가격통제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다. 언뜻 보면 가장 확실한 방법인 까닭에 해당 제도의 도입 필요성을 놓고는 당정이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분양가상한제는 최종 수단 격으로 불려왔다. 그만큼 중장기적인 효과를 모두 고려해야만 하고, 부작용에 대한 대비도 철저해야 한다. 섣불리 추진했다가는 되레 돌이키기 힘든 사태를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벌써 로또 분양 등 제도의 취지를 벗어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분양가상한제가 실제 주택시장의 가격조절에 큰 영향력을 내지 못할 것으로 진단했다. 

이달 24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2017~2019년 서울에서 분양된 아파트 대부분의 시세는 애초 분양가 대비 최대 100% 안팎으로 상승했다. HUG가 분양가 심사에 나섰음에도 인위적 가격 억제 효과는 잠시일 뿐, 결과적으로는 수분양자의 시세 차익만 키워 서민의 주거안정에는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유관 업계 전문가들은 로또 분양 논란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를 확대ㆍ시행하면 신규 단지는 물론 재개발ㆍ재건축사업으로 공급될 분양 단지가 전반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입지가 좋은 지역의 신규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로또 분양 논란이 또 불거질 수 있어 여러 보완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의 직격탄은 서울 재개발ㆍ재건축 단지로 향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 제도가 확대 적용되면 이들 단지의 일반 분양분 가격이 시세 대비 20~30%가량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 경우 수익 감소에 따른 사업성 추락, 조합원의 부담 증가로 인해 사업 추진이 사실상 어렵게 된다.

서울의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사업 추진 초기 단계인 사업지들이나 시공자 선정 단지나 사업을 계속 진행해도 되겠냐는 논의가 한창”이라며 “일부 사업지는 주민과 조합원들이 차라리 손해를 크게 볼 바에 관망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주택채권입찰제 등장 ‘가능성’ … 로또 분양 막을 수 있을까?
도입 첫 대상지 ‘강남 3구’ 가능성 ↑

분양가상한제 외에 정부가 꺼내든 카드는 전매제한 강화와 주택채권입찰제 도입이다. 이 중 주택채권입찰제는 분양가와 주변 아파트의 시세 차이가 크게 발생할 때 계약자가 채권을 사게 해 이익 일부를 국고로 환수하는 제도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로또 아파트’ 시세 차익의 상당 부분을 국고로 환수하는 주택채권입찰제가 6년 만에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 시 부작용으로 거론되는 로또 분양을 막겠다면서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업계 소식통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달 16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시 주택채권입찰제는 전혀 검토하지 않겠다던 기존 입장을 뒤집고, 분양가상한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택채권입찰제는 2006년 2월 24일에 처음 시행돼 공공택지에 전용면적 85㎡을 초과하는 중대형 아파트를 분양받는 경우 서민 주거 안정 등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는 수단으로 국민주택채권을 매입하도록 한 제도다. 이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새 아파트와 인근 아파트 단지의 시세 차이가 30% 이상 나는 경우 분양받은 사람이 분양가 외에 국민주택채권을 매입하는 것으로 채권매입액을 많이 써낸 사람이 먼저 분양받을 수 있도록 우선권을 주는 방식이다.

주택을 분양받은 사람은 계약을 할 때 계약금 외에 채권매입액까지 내야 하는데 그 채권을 은행에 파는 경우 할인으로 인한 차액만큼 손실을 보게 된다. 이에 따라 향후 발생하는 프리미엄의 일정 부분을 환수당하게 된다. 즉,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발생한 시세 차익의 상당 부분을 회수하는 강력한 규제다.

이러한 주택채권입찰제는 2006년 노무현 정부 당시 공공택지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와 함께 도입됐다. 그러나 이후 2013년도에 부동산 규제 완화를 이유로 폐지됐다. 다시 도입된다면 6년 만에 재도입돼 부활하게 되는 셈이다.

국민주택채권에는 제1종, 제2종, 제3종 세 가지가 있다. 먼저 제1종 국민주택채권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각종 인허가 등을 받을 때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하는 채권이다. 제1종 국민주택채권은 액면에 따라 최저 1만 원에서부터 최고 1000만 원까지 있는데 이율은 연 5% 정도다. 발행은 주택은행이 하고 있으며 발행자금은 국민주택기금으로 적립돼 서민주택을 건설하는 데 지원되고 있다.

제2종 국민주택채권은 공공택지 안에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중대형 평형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이 매입해야 하는 채권으로 주택채권입찰제에 의해 매입해야 하는 채권을 뜻한다. 제2종 국민주택채권은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행하는 채권으로 국민주택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채권이다. 매입 대상으로는 「주택법」에 따라 건설ㆍ분양하는 주택 중 전용면적이 85㎡를 초과하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주택을 분양받으려는 사람이 이에 해당한다. 주택을 분양하는 경우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순위에 의해 입주자를 결정하기 된다. 매입예정액이 많은 사람이 우선해 입주자로 선정되며 채권매입예정액의 상한액은 입주자 모집 공고에 명시하도록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제3종 국민주택채권은 공공택지 안에서 중대형 평형용 택지를 공급받는 건설사들이 매입하는 채권이다.

유관 업계에서는 해당 제도의 최우선 대상으로 서울 강남ㆍ서초ㆍ송파 3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당장 분양가상한제 엄포에도 이들 지역 집값이 불안정한 상태를 보였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를 방증하듯 서울 아파트값은 최근 다시 상승폭을 키우면서 4주 연속 올랐다. 지난 25일 한국감정원이 7월 넷째주(이달 2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번 주 0.02% 오르며 지난주 0.01% 상승한 데서 오름폭을 넓혔다. 재건축 단지는 보합세를 나타냈지만, 신축 단지 중심으로 상승했다.

입주 물량이 많은 강동구를 제외한 강남3구는 개발 호재 및 일부 신축단지 수요로 이번주 0.05% 올랐다. 서초구가 0.06%, 강남구가 0.05% 상승했고 송파구는 0.04% 올랐다. 이외에 성동구는 낙폭이 컸던 단지를 중심으로 0.04% 올랐고 광진구는 정비사업 등의 호재가 반영되며 0.03% 상승했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서울 24개구 중에서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는 이미 지난 3~6월 주택가격 상승률이 소비자물가지수를 2배 이상 초과 상승한데다가 최근 7월 아파트 가격도 계속 오름폭이 넓다”며 “대책이 나와야 알겠지만 강남 3구는 무조건 적용 대상에 해당하고 광진구와 중랑구 등 투기가 활발한 나머지 구는 시점에 따라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도입 시에도 집값 안정화 효과는 ‘미비’… 업계 “현실적 대안 도입해야”

국토교통부는 이달 24일 기준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의 세부사항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안은 이르면 이달 말쯤 입법예고에 들어간다는 구상이다. 「주택법 시행령」은 40일의 입법예고와 법제처 심사, 규제심사,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치면 바로 공포ㆍ시행된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다면 새 아파트와 인근 단지의 시세 차이가 30% 이상 날 때 청약자가 분양가 외에 제2종 국민주택채권을 매입한다. 분양가와 채권매입액을 합쳐 주변 시세의 90%(2007년 8월 이후 80%)를 넘지 않는 선에서 채권매입액이 많은 순서대로 청약 당첨자가 결정된다.

정부가 로또 아파트 열풍을 잠재우기 위해 전매제한을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다. 전매제한이 확대될수록 새 아파트 공급 물량만 줄어 집값은 더 치솟게 되고, 이로 인해 현금 부자만 큰 시세 차익을 얻게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채권입찰제가 실수요자의 부담은 가중하고 현금 부자만 수혜를 누리는 역효과를 낼 것으로 지적했다. 주택채권입찰제의 장점으로는 무주택자인 실수요자들에게 저렴한 금액에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 있다. 하지만 채권액을 상한액까지 써내면 무주택자 위주인 청약시장에서 당첨자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택채권입찰제가 적용돼 분양된 주택에 프리미엄이 형성될 가능성도 크다. 신규 주택 공급 부족으로 이어지게 되는 경우 프리미엄은 더욱 상승하게 되고 이로 인해 인근 주택의 시세에도 영향을 미쳐 집값을 더욱 오르게 만들 수도 있다. 과거 시행했던 정부에서도 분양가상한제와 함께 시세 차익을 막기 위해 제도를 시행한 바 있지만, 집값 안정에는 큰 효과를 얻지 못하고 폐지됐다.

경제 전문가들은 예측 불가한 정책으로 인해 민간사업에 악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시행에 앞서 여러 방안을 충분히 검토해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주택채권입찰제 개요.

서승아 기자  nellstay87@naver.com

<저작권자 © AU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