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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획] 15조 투입된 GTX의 역설… 부동산 오르면 ‘천국 가려다 지옥행’
▲ GTX 노선도. <제공=국토교통부>

[아유경제=유정하 기자] 출퇴근 지옥, 집값 지옥 등 이른바 ‘쌍지옥’을 막아보겠다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이하 GTX) 건설 사업이 되레 부동산가격 상승을 일으켜 원래의 정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이 쏠린다.

계획은 완벽한 GTX… 도대체 개통은 언제쯤?

GTX는 평균 2시간이 소요되는 수도권 출퇴근 시간을 30분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로 15조 원 이상의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계획된 사업이다. 노선은 ▲GTX-A(운정~동탄) ▲GTX-B(송도~마석) ▲GTX-C(덕정~수원) 총 3개 구간으로 계획 중이며, GTX-A노선은 2018년 착공에 들어가 빠르면 2023년께 3개 노선 중 가장 먼저 개통될 예정이다.

이와 같은 프로젝트가 진행될 때에는 전체 사업의 일정을 좌우하는 구간을 Critical Path 또는 Bottleneck이라고 표현한다. 즉, 다른 구간이 끝나더라도 해당하는 구간이 완성되지 않으면 전체 프로젝트는 끝나지 않는다. ‘삼성~동탄’ 구간의 3공구가 해당 역할을 하고 있으며 2019년 3월에 공사기간 70개월로 입찰공고가 나간 바 있다. 만약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빨라도 2025년에 완공된다고 봐야 한다.

당초 정부는 GTX-A노선의 ‘삼성~동탄’ 구간을 2021년 중 선개통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Critical Path 구간 착공이 늦어짐에 따라 계획을 바꿔 전 구간을 한꺼번에 2023년(예정)에 개통키로 했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동탄’ 노선 개통이 밀리고 밀려서 ‘삼성~파주’ 노선과 겹칠 것으로 예상돼 전 구간 개통이 불가피해진 것인데 마치 전 구간을 함께 개통하겠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말장난에 불과하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더구나 2023년에 개통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유관 업계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조금 늦춰서 2025년에 모든 공구의 공사가 끝나더라도 시운전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KTX와 공유하는 구간까지 있어 시운전 기간이 길면 1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GTX-A노선이 지나가게 되는 삼성역은 복합환승센터 등의 문제로 완공 예상년도가 2027년도로 측정되고 있다. 따라서 GTX-A노선이 전 구간 개통을 하더라도 삼성역은 무정차로 지나가야 한다는 점이 지적된다. GTX 정책적 목표의 핵심은 강남인데 강남을 그냥 지나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세간에 돌고 있는 완공 예상일은 부동산 투자자들의 추측뿐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주변 지가 상승하면 어차피 ‘또’ 이사 갈 텐데… 다시 멀어지는 출근길
아니나 다를까 ‘핫’한 청량리 오피스텔시장… 다시 집값 지옥으로

정확한 개통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과 함께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도 화두로 떠올랐다. 김호정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연구책임을 맡아 지난 11일 발표한 ‘수도권 고속교통체계 구축에 따른 통행행태 변화와 향후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GTX 개통 이후 정차역 주변 지가 상승으로 인한 거주지 이전 현상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보고서는 실제로 SRT 개통 이후에 정차역인 동탄역 반경 1.5㎞ 이내 지역을 중심으로 지가 변화가 높았으며, 영국의 GTX인 크로스레일도 노선 선상에 있는 주택의 평균매매가격이 2014년 34만4000파운드에서 2016년 42만1000파운드로 약 22% 상승했다고 설명한다.

연구팀이 GTX-A노선의 잠재적 이용자 및 해당 영향권의 거주 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연신내와 킨텍스 인근 거주자는 주거비 절감을 위한 외곽의 새로운 주거지 이주를 고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수서, 연신내, 동탄, 킨텍스역 인근에 사는 월세 세입자들 다수는 현 주거지보다 대중교통 기준 30분 이상 떨어진 거주지로 이사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만 놓고 본다면 향후 GTX-BㆍC노선 개통 이후에도 정차역을 중심으로 거주비 절감을 위한 주거지 이전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결국, 출퇴근 시간을 30분으로 줄이려는 GTX의 애초 목표는 사라지고 수도권 지역의 부동산가격 상승만 남을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청량리역은 2018년 12월 GTX-C노선에 이어 2019년 8월 GTX-B노선까지 예비타당성을 통과하며 GTX 더블 역세권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이곳은 현재 1호선ㆍ경원선ㆍ분당선ㆍ경의중앙선ㆍ경춘선ㆍKTX 강릉선 등 총 6개 노선이 지나고 있으며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된 강북횡단선(추진)과 면목선(추진)이 계획돼 있다.

지난달(4월) 국토교통부가 청량리역을 강북 활성화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청량리역 공간구조 개선 및 광역 환승센터 기본구상 연구용역’에 착수했다고 밝히면서 이 일대 개발에 더욱 불이 붙는 모양새다.

청량리 종합시장 일대가 도시재생 활성화지역으로 지정돼 개발되는 것도 호재다. 서울시는 지난 1월 청량리 종합시장 일대 총 42만892㎡에 대한 ‘청량리 종합시장 일대 도시재생 활성화계획’을 고시했다. 이 구역에는 국비 125억 원과 시비 326억 원 등 전체 사업비 543억 원이 투입된다.

이로 인해 청량리 오피스텔시장의 경쟁 바람은 더욱 거세게 불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동대문구 청량리 일대를 서울 강북 주요 상승 지역인 ‘마용성(마포ㆍ용산ㆍ성동구)’과 묶어 ‘청마용성(청량리+마용성)’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전농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정부 규제로 청량리 부동산이 고점을 찍은 줄 알았는데 복합환승센터 등 개발 호재가 발표되자 급매물을 찾는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20평대 아파트 로열층 호가가 한 달 새 2000~3000만 원 올랐다”고 전했다.

반대 여론도… GTX가 집값 상승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이유?

하지만 일각에서는 부동산 과열이 일시적이며 분명 한계가 있다는 반응이다. 우선 GTX-A노선의 정확한 운임 가격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인데 운임 요금이 비싸 이용 고객이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이라는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GTX-A노선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보고서 등에 나온 역간 거리로 예상 운임을 분석해보면 1회 운임은 거리별로 2400원~5600원 선이다. 매일 출퇴근에 이용한다고 하면 결코 저렴하지 않은 금액이다.

또한, 도시개발 전문가들은 역 간 거리가 매우 먼 편에 속한다고 말한다. 서울도시철도의 평균 역 간 거리가 1.1㎞인 것에 반해 GTX의 역 간격은 평균적으로 ▲A노선 8㎞ ▲B노선 6.2㎞ ▲C노선 7.2㎞로 6~7배가량 더 멀다. 그러다 보니 집에서 역까지의 접근성도 떨어져 역세권이라는 말이 핫한 시대에 GTX까지의 접근성이 멀다면 집값 상승까지 이어지진 않을 거라는 예측이다.

그렇게 역에 도착 뒤 GTX를 이용하는 데도 5분 이상 소요될 예정이다. GTX가 지하 40m를 지나는 까닭에 승강장으로 오르내리는 데만도 한참 걸리는 것이다. 게다가 GTX-A노선이 SRT ‘수서~동탄’ 구간을 공유하기 때문에 배차가 줄어들어 배차 간격은 6분 이상으로 예상한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학과 교수는 “처음 시도되는 도심 고속광역철도인 GTX는 기존의 역세권 개념을 완전히 바꿀 만큼의 획기적인 환승 서비스가 뒷받침돼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GTX사업은 15조 원이 투입된 주요 과제인 만큼 원래의 목표를 제대로 실현하려면 앞으로 해결해나가야 할 일이 더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서민에게 무리인 집값 상승은 막으면서 수도권 지역에서의 출퇴근에 명확하게 도움을 주고 빠른 개통을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유정하 기자  jjeongtor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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