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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특집] 고생길 헤쳐 온 여의도 재건축, 어디까지 왔나
▲ 여의도한양아파트 전경. <사진=조은비 기자>

[아유경제=조은비 기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일대 대부분의 공동주택은 1970년대에 준공돼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넘긴 지 오래다. 서울시는 여의도의 잠재적인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몇 차례 개발에 앞장섰지만 연달아 무산되거나 미뤄지면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본보는 여의도 일대의 개발 추진 현황을 정리해 봤다.

연이은 서울시 재건축 계획은 안갯속
여의도역ㆍGTX B노선 등 ‘사통팔달’

여의도(汝矣島)는 ‘너의 섬’이라는 뜻으로, 옛사람들이 가치가 없는 섬이라고 여겨 ‘너나 가지라’며 ‘너의 섬’이라고 부르던 것이 한자화 돼 여의도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는 설이 유력하다. 지금은 큰 발전을 이뤄 정치ㆍ언론ㆍ금융을 아우르는 국회의사당, 언론사, 금융감독원 등 여러 주요 시설들이 모여 있고, 큰 규모의 상업지구를 형성하고 있어 여의도를 ‘나의 섬’으로 소지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여의도는 뛰어난 교통환경으로도 주목받는다. 마포대교, 원효대교, 서강대교 등으로 이동이 용이하고, 서울 지하철 5ㆍ9호선 여의도역, 9호선 샛강역, 5호선 여의나루역, 1ㆍ5호선 신길역, 2ㆍ9호선 당산역 등이 인근에 있다. 이에 더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과 경전철 서부선 등 교통 호재도 잇따라 발표돼 주거 편의성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처럼 좋은 입지에도 불구하고 현재 여의도에는 노후화된 공동주택이 즐비해 도시정비사업의 본격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앞서 서울시는 이러한 여의도의 좋은 입지와 40~50년이 돼가는 노후 공동주택이 다수 있다는 요소ㆍ잠재적인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통합개발 계획을 두 차례 발표한 바 있다. 2009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여의도 일대에 지상 70층 복합빌딩과 40층의 주상복합을 건설하는 내용의 ‘한강 르네상스’를 발표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이어 2018년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야심차게 ‘여의도 일대 재구조화 종합 구상안(이하 여의도 마스터플랜)’을 발표했지만 개발 호재로 인해 집값이 급격히 오르자 해당 계획을 연기했다.

여의도를 국제금융중심지로 발전시키기 위한 취지로 마련된 ‘여의도 마스터플랜’의 주요 내용으로는 기존 일반주거지역을 상업지역으로 종상향하고 50층 이상 초고층 재건축을 허가하는 등의 방안이 담겼지만 통개발을 목적으로 두면서 개별 재건축이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처럼 여의도 일대는 재건축만 되면 ‘서남권의 강남’이 될 것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고 있을 정도로 그 잠재력은 널리 알려졌지만 사업 진행에는 속도가 붙지 못하고 있다.

2년 실거주 요건 피한다… ‘신탁 방식’ 주목
신탁으로 시작했다… 여의도시범ㆍ광장 재건축 현황은?

그런데 올해 정부는 6ㆍ17 부동산 대책으로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재건축 조합원이 2년 이상 거주해야 분양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2년 실거주’ 규제를 마련했다. 해당 요건에 적용되지 않으려면 올해 안에 조합설립인가를 마쳐야 하는데,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지라 일부 재건축 단지들은 서둘러 신탁 방식을 적용하려는 추세다. 신탁 방식 재건축은 2016년 3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에 따라 도입됐는데, 조합 설립과 동일한 효과가 있으면서 2년 거주 규제도 피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한 조합 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ㆍ조합 설립 절차를 건너뛸 수 있어 사업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 여의도광장아파트 전경. <사진=조은비 기자>

여의도에서 신탁 방식으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단지는 ▲공작 ▲대교 ▲수정 ▲시범 ▲광장 등이 있다.

신탁 방식으로 재건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여의도시범은 영등포구 63로 45(여의도동) 일대 공동주택 24개동 1578가구 규모의 단지로, 1971년 준공됐다. 앞서 2008년 재건축사업을 추진했으나 주민의 반대로 한 차례 무산됐고, 이후 2017년 5월 안전진단 D등급을 받고 그해 6월 한국자산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지정 고시했다. ‘여의도 마스터플랜’이 연기됨으로 인해 사업 진행이 늦어졌지만, 많은 재건축 조합들이 바라고 있는 2년 실거주 요건 회피에는 성공한 셈이다.

최근 공공재건축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는데, 한동안 사업이 정체됐던 여의도시범은 ‘도심 고밀 개발론’이 언급됨에 따라 공공재건축의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다. 공공재건축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이 시행자로 참여하고, 사업 절차 간소화 및 용적률 상향 등의 혜택을 주는 대신 공공임대 및 분양주택을 기부채납 받는 방식을 뜻한다. 하지만 여의도시범 소유주들이 공공재건축에 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있어 해당 사업이 도입될 확률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신탁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여의도광장은 1978년 준공된 곳으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7(여의도동) 일대 공동주택 10개동 744가구 규모의 단지다. 여의도광장은 신탁 방식이 적용되면서 2년 거주 요건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주민 간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재건축사업이 초기화될 상황에 부닥쳤다. 여의도광장은 지번에 따라 여의나루로를 경계로 1~2동과 3~11동이 나뉘어 있는데, 앞서 3동~11동 주민들이 1~2동을 제외하고 신탁 방식의 재건축사업을 진행한 것이 문제가 됐다. 1~2동을 제외한 재건축사업 방식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소송이 걸렸고, 지난 9월 1심에서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 요건이 승소하면서 2년 실거주 규제 적용 가능성도 커진 양상이다.

여의도한양은 1975년 준공됐다. 이곳은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79(여의도동) 일대 공동주택 8개동 588가구 규모의 단지다. 2018년 4월 개최된 토지등소유자 전체회의에서 KB부동산신탁을 예비신탁사로 선정하고, 그해 6월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사업시행자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여의도 마스터플랜’이 연기되면서 사업 진행도 같이 늦춰졌다. 한동안 진척을 보이지 못하던 여의도한양은 최근 6ㆍ17 부동산 대책 2년 실거주 의무 요건을 피하고자 연내 사업시행자 지정을 목표로 동의서 징구에 힘을 쏟고 있다.

오는 12월에 오픈을 앞둔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공공도서관이 포함된 ‘브라이튼여의도’ 주상복합이 가까운 거리에 조성될 여의도공작은 1976년에 준공됐다. 이 단지는 영등포구 여의대로6길 17(여의도동) 일대 공동주택 4개동 373가구 규모로, 상업지역에 위치해 용적률을 최대 600%까지 받아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높은 용적률로 인해 사업성도 덩달아 늘어났다. 재건축할 때 층수를 높게 지을 수 있고, 추가 분담금이 적어 일반분양을 통한 수익이 높을 것이라는 관계자들의 분석이 주를 이룬다. 여의도공작은 2017년 1월 KB부동산신탁과 사업시행자 선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신탁 방식으로 재건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이곳은 상업지역에 해당해 오피스 등의 상가시설로 30%를 채워야하는 규제를 받게 됐는데, 여의도 금융권에 종사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생활형 숙박시설 조성 방안을 제시해 사업성을 보존할 수 있었다.

여의도 재건축, 대지지분으로 갈등 격화
일부 단지, 연내 조합 설립 미지수… 동의서 징구에 ‘박차’

신탁 방식이 아닌 조합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여의도삼부는 1975년 준공된 곳으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7길 27(여의도동) 공동주택 10개동 866가구 규모의 단지다. 여의도삼부는 올해 추진위를 구성하고 지난 8월 말 81.7%의 조합설립동의율을 달성해 속도감 있게 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상업지역에 속한 일부 동의 소유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속도가 늦춰지고 있다. 상업지역의 용적률로 사업성이 좋아졌으니 이 혜택을 상업지역에 위치한 3개동 소유자들에게 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입장과 용적률은 공동의 것이라는 동별 입장이 대립하면서 동의율이 73%로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여의도삼부 추진위는 조합설립동의서 징구에 힘쓰는 한편, 조합 임원ㆍ대의원 후보자 등록을 지난달(10월) 29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진행하고 지난 18일부터 오는 12월 5일까지 선거를 개최하는 등 연내 조합 창립총회를 위한 준비를 착실히 이어가고 있다.

여의도역에서 가장 가까운 여의도미성은 1978년에 준공된 곳으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110(여의도동) 일대 공동주택 5개동 577가구 규모의 단지다. 추진위 단계에 머물러 있는 해당 단지는 현재 동별 대지지분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연내 조합 설립을 통해 6ㆍ17 부동산 대책의 실거주 2년 규제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의도목화는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126(여의도동) 일대 공동주택 2개동 312가구 규모의 단지로, 1977년 준공됐다. 이곳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정비구역 해제 위기에 놓였지만, 일몰제를 넘기고 영등포구에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하는 등 사업 진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또다시 사업에 진척이 없으면 2년 후 다시 일몰제 위기에 놓이게 된다. 이곳은 한강 조망권을 가장 잘 품을 수 있다는 입지적 이점이 있지만, 서울시의 ‘여의도 지구단위계획’ 수립이 지연되는 것과 동별 대지지분 갈등에 영향을 받아 재건축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해왔다.

여의도초등학교, 여의도중학교, 여의도여자고등학교 등이 가깝게 위치해 훌륭한 교육환경을 갖췄다는 평을 받는 여의도대교는 1975년 준공됐다. 이곳은 영등포구 국제금융로7길 20(여의도동) 일대 공동주택 4동 577가구 규모의 단지다. 그러나 여의도대교 또한 대지지분으로 인한 동별 갈등이 빚어진 상황으로, 50평형대인 1개동에서 재건축 후 평수가 줄어든다는 이유로 재건축사업에 반대표를 던지고 있다.

개발 호재 잇따르는 여의도… 주상복합 건물 입주
신축 공동주택ㆍ오피스텔 준공 앞둬

최근에는 노후화된 공동주택을 개발하려는 움직임뿐만 아니라 ‘파크원(Parc1)’, ‘브라이튼여의도’ 등 고층 빌딩들이 들어서면서 많은 개발 호재로 들썩이는 모양새다. ‘파크원’은 여의도에 새로 들어오는 복합단지로, 페이몬트호텔ㆍ현대백화점과 지상 69층ㆍ53층 높이의 오피스 건물로 구성된다.

기존 MBC 사옥이 있던 자리에는 2023년 4월에 오픈 예정인 ‘브라이튼여의도’가 공사 중에 있다. 지상 최고 49층 규모의 오피스텔 1개동, 공동주택 2개동, 업무시설 1개동 주상복합으로 자리 잡을 예정이다. 오피스텔은 849실 소형 평형으로 구성됐으며 공동주택은 454가구 중대형 평형으로 공급된다.

여의도우체국을 재건축한 지하 4층~지상 33층 규모의 ‘여의도포스트타워’는 오는 12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지상 1~3층은 우체국으로, 지상 4~33층은 업무시설로 활용될 계획이다. 서울 지하철 5ㆍ9호선 여의도역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있으며 주변 대형빌딩 임대료 시세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여의도사학연금회관은 재건축을 통해 지상 42층 높이의 ‘TP타워’ 오피스텔로 공급될 예정이며 준공 예정시기는 2022년 말이다.

한 재건축 전문가는 “다양한 개발 호재가 제기되는 여의도 일대에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던 노후 공동주택들의 재건축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 그 효과가 더욱 클 것”이라며 “신안산선 복선 철도, GTX-B 노선, 경전철 서부선 등 교통 개발이 있는 만큼 동서 접근성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국회 이전과 관련해서도 기존 국회 용지를 고밀도 개발해 주택 공급에 활용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 여의도미성아파트 전경. <사진=조은비 기자>
▲ 여의도삼부아파트 전경. <사진=조은비 기자>

조은비 기자  qlvkb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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