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부동산 기획특집
[아유경제_헤드라인] 상반기 서울 재개발ㆍ재건축 정비구역 지정 ‘0건’… 주택 수급 불균형 우려
▲ 해마다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까지 예고되면서 시장 전문가들은 주택 수급 불균형 등 다양한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재건축 단지.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필중 기자] 올해 상반기 서울시에서 재개발ㆍ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새로 지정된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비구역에서 해제되는 곳은 갈수록 늘고 있다.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신규 인ㆍ허가가 까다로워지면서 새로 정비구역 지정에 나서는 단지가 모습을 감춘 가운데, 주택 공급도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비구역 해제 ‘활발’… 신규 지정은 ‘0건’

26일 서울시와 도시정비업계 소식통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종로구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이하 세운지구) 내 세운2구역을 정비구역에서 해제하기 위한 주민공람 절차에 돌입했다. 세운지구 대부분 구역은 정해진 기간 내에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하지 않아 올해 3월 26일자로 정비구역 일몰제 대상이 됐다. 세운지구 내 일몰제 대상은 3-8, 3-10구역, 2구역 전체, 5-2ㆍ4ㆍ5ㆍ6ㆍ7ㆍ8ㆍ9ㆍ10ㆍ11구역, 6-1구역 등이다. 서울시가 세운지구 일대 정비구역 해제 절차에 본격 착수함에 따라 이곳의 4800가구 규모 주택 공급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관련기사 참조>

아울러 지난달(6월) 5일 열린 제8차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숭인 제2주택재개발 정비예정구역 직권해제 자문안’을 심의해 통과시켰다. 사실상 추진위 운영이 중단됐다고 판단돼 직권해제된 것이다.

앞서 지난 6월 은평구 증산뉴타운에서 규모가 가장 큰 증산4구역이 재개발사업 추진 13년 만에 서울시 1호로 일몰제를 적용받아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데 이어 서초구 신반포궁전 재건축사업도 정비구역 해제 절차를 밟고 있다. 서초구는 지난 22일까지 신반포궁전을 재건축 정비구역에서 해제하는 내용의 공람을 진행한 바 있다.

반면 정비구역 신규 지정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구역 신규 지정 건수는 0건으로 나타났다. 신규 지정은 2017년 27곳에서 2018년 6곳으로 크게 줄었고, 올 상반기에는 단 한 곳도 새로 지정된 곳이 없었다. 정부와 서울시의 정책 기조를 볼 때 이 같은 추세는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사업시행인가 얻은 재건축 단 한 곳 불과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재건축사업 추진 구역 중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곳은 서초구 신반포18차 337동 단 한 곳으로 나타났다.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재건축 구역도 강서구 화곡1구역과 송파구 문정동 136 일대 두 곳에 불과했다.

재개발사업의 경우 용산구 한남3구역과 은평구 갈현1구역이 사업시행인가를 받았고, 동대문구 청량리3구역 등이 관리처분인가를 마치는 데 그쳤다.

사업시행인가는 사실상 사업이 본격화되는 단계이고 관리처분인가까지 진행되면 분양과 이주절차 등만 남게 된다. 정비구역 지정에서 착공까지 단계에 포함되는 서울 전체 사업장이 510곳인데 올해 본격 사업을 시작하는 사업시행인가 재건축 단지는 1곳이라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관할관청의 사업시행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서울시의 건축심의와 도시계획위원회를 거쳐야 하는데 조합들은 이 시점에서 서울시의 의사가 반영돼 사업이 늦어진다는 불만을 토로한다. 

김상우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자문단장은 “서울시가 공공연히 집값 안정을 내세워 도시계획위원회에 안건을 올리는 것을 미루고 있고 최근에는 건축심의도 까다롭게 적용하고 있다”면서 “땅이 없는 서울에서 재건축을 막으면 새 아파트 공급을 어떻게 조달하려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강남 아파트 재건축 규제를 당분간 완화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 6월 12일 서울시의회 시정 질문에서 박 시장은 “재건축이 만약 허가돼 이뤄지면 부동산가격 상승이 우려된다”며 “정부와 서울시는 필사적으로 부동산을 안정화하려고 노력하는 상황에서 신중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사실상 불가하단 태도를 밝힌 바 있다.

‘첩첩산중’ 규제에 발목 잡힌 재개발ㆍ재건축

올해 상반기 서울시에서 정비구역 신규 지정이 ‘0건’을 기록한 것은 뉴타운 출구전략 등 도시정비사업 축소 정책과 맞물려 관련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어서다. 신규 지정은 점점 어려워지는데 해제되는 구역은 갈수록 늘고 있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서울시에서 직권취소를 포함해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곳은 300여 곳 이상이다.

서울 집값 과열 현상의 주범으로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이 꼽혔고, ‘규제 패키지’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관련 규제가 쏟아졌다. 지난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가 부활한 데 이어 재건축사업의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는 안전진단 기준 역시 강화돼 재건축의 문턱은 대폭 높아졌다.

올해는 서울시가 재개발ㆍ재건축의 밑그림 단계부터 관여할 수 있는 ‘정비사업 공공가이드라인’ 적용 등 고강도 압박 정책이 본격화됐다. 여기에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가 선정 기준을 강화했다. 하반기부터는 정비사업 공공성 강화 조치에 따른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공급 비율을 최대 30%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2019년 주거종합계획’ 등이 더해지면서 재건축에 이어 재개발사업 추진에도 먹구름이 가득해졌다. 

‘정비구역 일몰제’에 ‘분양가상한제’까지
업계 “도시정비사업 포기 늘 것”

도시정비업계에서는 내년 봄 일몰제 적용으로 정비구역에서 해제되는 곳이 무더기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 서울에서는 재건축 23곳, 재개발 15곳 등 총 38곳이 내년 3월 2일 전까지 조합을 설립하지 못하면 정비구역에서 일괄 해제될 예정이다.

여기에는 강남구 압구정3구역, 서초구 신반포2차, 송파구 장미1ㆍ2ㆍ3차 등 재건축 추진 단지와 성동구 성수전략정비2지구 재개발 등 ‘대어’로 꼽히는 곳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정부가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재도입을 공식화한 것도 큰 걸림돌이다. 정부는 최근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 조짐이 보이자 이를 제지할 방안으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분양가 산정 시 택지비와 건축비로만 제한해 분양가를 낮추고 집값 상승 현상을 억제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될 경우 다수의 정비사업장이 사업을 유예하거나 아예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

최신구 양천발전시민연대 부대표는 “목동 신시가지아파트 단지들은 현재 재건축을 위한 정밀안전진단 진행 단계지만 정부의 대책에 따라 사업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며 “민간택지로 분양가상한제가 확대되면 사업성이 떨어져 사업 진행에 차질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2022년까지 수도권에 주택 30만 가구 등 대규모 공급을 추진하고 있고 서울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지 506곳 중 98곳이 이미 착공한 상태라 당장 공급이 줄지는 않을 거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이런 추세라면 올해 서울에서 신규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구역이 한 곳도 없을 것”이라며 “현재 서울 주택 도심 공급의 70~80%는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이 담당하고 있는데 정비구역 일몰제에다 분양가상한제까지 시행되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서울 내 주택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각종 규제 영향으로 공급이 새집을 갖고 싶어 하는 수요를 쫓아갈 수 없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수요와 공급이 적정 균형을 맞출 수 있게 하는 시장 관리 정책 없이는 가격 안정화는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김필중 기자  kpj11@naver.com

<저작권자 © AU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