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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헤드라인] 분양가상한제 예고 후폭풍 ‘심화’… 셈법 복합해진 재건축
▲ 오는 10월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예고된 가운데, 분양을 앞두고 직격탄을 맞은 서울 지역 재건축 조합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필중 기자] 정부가 오는 10월부터 민간택지 아파트에 대해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기로 하면서 서울 지역 재개발ㆍ재건축 조합원들의 반발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분양 시기를 조율하는 단지를 비롯해 사업 추진 여부를 놓고 고심하는 단지 등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조합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분양가상한제’에 발목 잡혔다” 재개발ㆍ재건축 조합 반발 ↑

이달 12일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ㆍ이하 국토부)는 「주택법 시행령」을 오는 10월까지 개정해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의 지정 요건과 적용 대상 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분양가상한제는 주택의 땅값인 택지비(감정평가액+가산비)에 정부가 매년 두 차례 고시하는 기본형 건축비(가산비 포함)를 더한 값 이하로 분양가를 제한하는 제도다. 

정부는 이번 개정안에서 ‘직전 3개월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 초과인 지역’이었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요건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으로 변경했다. 여기에 직전 12개월 분양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 초과, 직전 2개월의 청약경쟁률이 5대 1 초과, 직전 3개월 주택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 등 3가지 요건을 하나라도 충족하면 상한제 적용 대상이 된다.

아울러 민간택지 내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현장에서의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점을 현행 ‘관리처분인가 신청 단지’에서 ‘최초 입주자 모집 승인을 신청한 단지’로 조정했다.

지난 14일 국토부의 입법예고 안내 홈페이지의 분양가상한제 내용이 담긴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이 게시된 이후 1000건이 넘는 민원 글이 쏟아졌다. 대부분 분양가상한제를 반대한다는 의견으로, 이 가운데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단지의 분양가상한제 ‘소급적용’을 중단해달라는 요구가 많아 눈길을 끈다.

게시판에 반대 의견을 올린 한 민원인은 “필요에 따라 (분양가상한제를) 소급적용해 재산권을 박탈당하는 헤아릴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한다면 누가 정부와 법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또 다른 민원인은 “조합 분양수익을 분양자(일반분양 당첨자)가 이득을 보는 정책은 국민을 차별화시키는 법”이라고 적었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분양가상한제 추진 중지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6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자신을 관리처분인가 후 철거를 앞둔 재건축사업의 조합원이라고 밝힌 민원인은 “분양가상한제 시행 기준 시점을 관리처분인가가 아닌 입주자 모집 공고 기준으로 하려는 상식 이하의 처신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며 “적법한 절차에 의거 추진 중인 사업에 대해 법 개정을 통해 일방적으로 소급적용해 사업 추진을 실질적으로 막는 것은 사유재산을 침해하는 위법적이고 부당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기존 아파트 조합원에게는 시세보다 땅을 강제로 싸게 팔게 해 피해를 입히고 일반분양자에게는 ‘로또 분양’으로 막대한 수익을 안기겠다는 정책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면서 “분양가상한제에서는 기대이익이니까 소급적용할 수 있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에서는 팔지도 않았는데 시세가 올랐다고 확정이익이라며 세금을 내는 것은 과도하다”고 덧붙였다.

재개발ㆍ재건축 조합 등과 국토부와의 마찰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일부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조합에서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위헌 여부를 놓고 소송 등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현미 장관은 지난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관리처분인가 당시 분양가는 (기대이익에 불과하고) 실제 분양 때까지 여러 번 변경되는 것이 통상적인 관례여서 소급적용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법률적인 유권해석을 통해 부진정소급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받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관리처분인가 단지, ‘선분양’ㆍ‘1+1 분양’ 등 셈법 ‘골몰’

분양을 앞두고 직격탄을 맞은 서울 지역 재건축 조합들은 분양가상한제로 인한 손실을 막기 위한 대책을 찾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를 피해 후분양을 고려했던 단지들은 분양가상한제 시행 전 선분양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강남구 상아2차 재건축 조합은 지난 24일 임시총회를 열고 다음 달(9월) 선분양에 들어가기로 했다. 조합은 HUG와 일반분양가 책정을 놓고 갈등을 빚다가 지난 6월 강남 재건축 단지 중 가장 먼저 후분양을 하기로 했으나 다시 선분양으로 돌아선 것이다.

상아2차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전에 서둘러 분양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HUG와 분양가 협의가 끝나는 대로 곧바로 분양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구 신반포3차ㆍ경남아파트와 강동구 둔촌주공 등 이미 이주를 마치고 철거가 진행 중인 단지들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될 것이란 전제하에 손실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예정대로 일반분양을 준비 중이다.

신반포3차ㆍ경남아파트 조합은 1+1 분양을 확대해 일반분양분을 축소하기로 했다. 1+1 분양은 1주택을 소유한 조합원이 재건축사업 완료 후 중대형 1주택을 받는 대신 중소형 2주택으로 받는 방식이다.

둔촌주공 조합도 오는 10∼12월 사이에 일반분양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 곳 사업은 전체 건립 세대수 1만2000여 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이 4700여 가구에 달한다. 조합은 1+1 분양을 확대해 조합원분을 늘리고, 설계 변경과 일반분양분 마감재 수준을 낮추는 등의 방식으로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일부 단지들은 보류지 물량을 법정 한도까지 최대한 남겨놓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류지는 재개발ㆍ재건축 조합이 분양 대상자의 누락ㆍ착오와 소송 등에 대비하기 위해 가구 중 일부를 분양하지 않고 유보하는 물량으로 전체 세대수의 최대 1%까지 남겨놓을 수 있다. 통상 완공 후 공개경쟁입찰로 추가 분양하는 보류지는 일반분양가보다 높게 낙찰된다.

사업 초기 단지 ‘관망세’… 목동은 안전진단 착수

관리처분인가를 받지 않은 단지들은 무리하게 사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속도 조절에 나서는 분위기다. 서울시에 신속한 재건축 심의 이행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던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와 강남구 은마아파트 등이 대표적이다.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1대 1 재건축을 고려했지만 조합원 1인당 분담금을 수억 원씩 더 걷어야 해 일반분양을 안 할 수는 없다”면서 “어차피 서울시가 정비계획 승인도 안 내주고 있으니 당분간 사업을 진행하지 않는 것도 한 방법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아파트 단지들은 재건축사업 추진을 위해 속속 안전진단에 나서고 있다. 목동13단지 재건축 준비위원회는 지난 19일 양천구에 2억9315만 원을 예치하고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했다. 이는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 중 지난 7월 6단지와 9단지에 이어 세 번째 정밀안전진단 신청이다.

아울러 4단지는 안전진단을 위한 비용을 모금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5단지 역시 오는 9월 1일 주민총회를 열고 정밀안전진단 신청 여부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재건축사업의 첫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안전진단을 일단 마친 후 정부와 규제상황이 바뀌면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한 목동신시가지 단지의 한 주민은 “이번 정부에서 목동 재건축이 본궤도에 오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규제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에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해놓는 게 낫다는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김필중 기자  kpj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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