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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특집] ‘규제 완화’에 대형 건설사 경쟁 분위기 ↑… 소규모정비사업 정말 ‘탄탄대로’ 걷나?
▲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시장 규제로 재개발ㆍ재건축 추진이 어려워지자 소규모정비사업이 부각되면서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규제 일변도인 재건축사업과 달리 정부가 소규모정비사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며 지원 분위기가 형성되자 그간 미니 재건축 등에 관심을 보이지 않던 대형 건설사들이 수주를 고민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사업성 평가에서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도 있고 재건축 대안 중 하나로 평가받는 리모델링사업의 경우 높은 공사비로 가성비 논란이 일고 있다. 앞으로 가성비 문제 해결 여부에 따라 이들 사업 미래가 결정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 본보는 소규모정비사업 등을 둘러싼 현 상황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소규모정비사업, 재건축에 비해 절차 간소… 사업 기간 짧아
정부, 사업 활성화 위해 ‘연이은’ 규제 완화

먼저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해당 사업은 노후ㆍ불량 건축물의 밀집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에 해당하는 지역 또는 가로구역에서 시행하는 ▲자율주택정비 ▲가로주택정비 ▲소규모재건축 등을 말한다.

자율주택정비사업은 노후 단독ㆍ다세대주택 집주인들이 전원 합의를 통해 주민합의체를 구성하고, 스스로 주택을 개량 또는 건설하는 사업으로 사업 기간 단축이 최대 장점이다. 기존 도시정비사업의 절차를 축소해 기간이 평균 1~3년으로 상당히 짧은 편에 속한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대규모 철거 없이 도로나 기반시설 등은 유지하면서 노후 저층 주거지에 공동주택을 신축할 수 있는 사업으로 일반 재건축과 달리 정비구역 지정이나 조합 설립, 추진위 구성 같은 절차가 없다. 당연히 재건축(평균 8년)에 비해 사업기간이 평균 약 2~3년으로 짧다.

소규모재건축은 도로ㆍ상하수도ㆍ공원ㆍ공용 주차장, 그 밖에 주민 생활에 필요한 열ㆍ가스 공급시설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설 등 정비 기반시설이 양호한 지역에서 소규모로 공동주택을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해당 사업 최대 장점은 안전진단 없이도 추진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를 한꺼번에 받을 수 있어 일반 재건축과 비교하면 인ㆍ허가 과정이 훨씬 간결하다는 점이다.

현재 정부 역시 앞서 살펴본 소규모정비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업계 관심의 중심에 있다. 지난달(5월)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ㆍ이하 국토부)는 ‘수도권 주택 공급 기반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가로주택정비 등 소규모정비사업을 활성화해 1만200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해당 계획은 소규모정비사업의 용적률 상향 최소 조건을 공적임대주택 20%에서 10%로 완화하고 공공임대 공급량에 비례해 용적률 상향을 허용했다. 또한, 사업 추진 시 주차장 규제도 완화해 조합의 사업비 절감효과를 통한 수익성을 높여주겠다는 방안도 담았다. 여기에 공공이 참여하는 모든 가로주택정비사업은 공공임대주택 10% 이상 공급 시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융자금리도 연 1.2%로 저금리 지원을 해준다. 소규모재건축은 용도지역 상향이 가능한 경우 층수 제한을 7층에서 15층으로 완화해 준다. 늘어나는 용적률의 50%는 공공임대로 기부채납하고 서울시 지구단위계획 기준 등을 부합하는 경우에 층수 제한 완화, 중정형 인동거리 완화, 용도지역 상향 등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미 정부는 지난해 12ㆍ16 부동산 대책을 통해 소규모정비사업에 대한 사업성 제고를 목표로 제도 개선을 이끌어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기틀을 다져왔고 ‘수도권 주택 공급 기반 강화 방안’ 내용 역시 이에 따른 추가적 지원책으로 보면 된다.

도시정비업계 전문가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은 2017년 이후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과 지원이 필요했다”면서 “활성화 방안은 사업성 제고에 초점을 맞춘 만큼 지난 12ㆍ16 대책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규제 완화 분위기에 ‘대형 건설사’ 관심 ↑
GS건설 등 별도의 전담 자회사 꾸려

이처럼 재건축사업에 대한 강한 규제 속에서 소규모정비사업을 둘러싼 상황이 긍정적으로 흘러가자 작은 규모라는 등의 이유로 그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대형 건설사들이 점차 소규모정비사업으로 관심을 돌리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특히 GS건설의 경우에는 아예 소규모정비사업 수주를 전담하는 별도의 기업을 만들었다. 자사 브랜드인 ‘자이’의 유지ㆍ보수를 맡은 자회사 ‘자이 S&D’를 개편ㆍ확장해 가로주택정비 등 소규모정비사업에 맞춘 기업으로 재탄생 시킨 것이다. 그리고 자이S&D는 지난 1월 사업비 480억 원에 이르는 대구 수성구 수성동1가 가로주택정비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이곳은 대구 수성구 수성로57길 8(수성동1가) 일대 8947㎡를 대상으로 지하 2층~지상 19층 공동주택 219가구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이외에도 대우건설 역시 자회사인 대우에스티를 통해 최근 소규모정비사업 진출을 알렸고, 현대건설은 지난 3월 서울 성북구 장위11-2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의 시공권을 획득했다. 이 사업은 성북구 화랑로 19가길 8-6(장위동) 일원 6685㎡를 대상으로 지하 1층~지상 7층 규모의 공동주택 167가구 규모이며 사업비는 약 400억 원이다.

호반건설 역시 올해 성북구에 위치한 장위 15-1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이 사업은 성북구 장월로4길 45-4(장위동) 일대를 대상으로 지하 2층에서 지상 15층에 이르는 공동주택 3개동 206가구를 신축하며 사업비는 약 500억 원이다.

유관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계속해서 가로주택정비 등의 규제 완화 기조를 이어가자 과거에는 규모가 작아 큰 관심을 두지 않던 대형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면서 “국토부에 따르면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설립인가를 받거나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주택 물량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늘어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형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해외 수주가 매우 감소하는 등 경영 실적이 악화한 데다 재건축과 비교하면 정비 기간이 현저히 짧은 점도 이점이다”라고 덧붙였다.

높은 공사비에 낮은 품질… ‘가성비’ 문제는 복병
윤관석 의원, 수익성 개선 위한 법안 발의… 업계 “기대감 크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소규모정비사업은 여전히 사업 초창기 단계인 만큼 사례가 부족하고 무엇보다 수익성 등 가성비를 고려할 때 활성화되기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상당하다. 한마디로 공사비는 높게 책정되지만, 품질은 떨어진다는 점이 사업 활성화에 최대 장애물이라는 의견이다.

일례로 앞서 언급한 장위15-1구역의 경우 시공자인 호반건설은 조합 측에 3.3㎡당 공사비 535만 원을 제안한 반면, 서초구 신반포15차(재건축)에는 3.3㎡당 공사비 500만 원을 책정했다. 가로주택정비사업 공사비가 재건축에 비해 되레 3.3㎡당 35만 원이나 높은 데다 제안된 마감재나 가전제품은 재건축이 좀 더 낫다는 평가다.

아울러 송파구 송파 101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은 3.3㎡당 공사비가 558만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서울 지역 내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의 3.3㎡당 평균 공사비는 486만 원, 신탁 방식일 경우 468만 원과 비교해 크게 늘어났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선 대형 사업지와 달리 소규모정비사업의 경우 고정공사비는 일정하고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인 만큼 3.3㎡당 공사비 역시 500만 원 이상일 때 사업 추진에 적정한 금액이라고 입을 모은다. 여러 사정을 고려해도 소규모정비사업이 재건축사업보다 공사비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리모델링 관련 단지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수직증축 제도 도입(2014년) ▲사업 추진 동의요건 완화(2017년) 등을 통해 지원에 나섰지만 높은 공사비로 인해 활성화는커녕 재건축사업 대안에 그치고 있다.

서초구 잠원훼미리(리모델링)의 경우, 기존 288가구에서 43가구가 늘어난 331가구를 신축하는 데 공사비 총액 1114억 원으로 3.3㎡당 공사비 약 598만 원이 책정됐다. 이 같은 상황만을 놓고 보면 새로 짓는 재건축 대비 고쳐 쓰는 리모델링이 훨씬 비싸다.

업계 관계자는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은 건물의 기본 골격 등은 남기고 보강공사를 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높은 만큼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면서 “그에 따른 변수가 많은 만큼 예상치 못한 공사비용이 추가로 들 수 있어 비싼 공사비로 인한 사업 갈등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정부와 지자체가 재개발ㆍ재건축의 대안으로 소규모정비사업 등을 지원하고 있는 상황임은 분명하지만, 건설사들의 이익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외면하는 건설사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수도권 소규모정비사업 중 수익성을 이유로 시공자 찾기에 어려움을 겪는 구역도 다수 있다.

지난 5월 말 유관 업계 소식통 등에 따르면 시공자 입찰이 진행된 용산구 원효로풍전 소규모재건축을 비롯해 부천 한아름아파트 소규모재건축, 부천 한영빌라 가로주택정비사업 등은 모두 유찰됐다. 특히 경기지역 내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진행하는 사업지들은 올해 들어 시공자 선정이 완료된 곳이 한 곳도 없어 상황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한쪽에서는 정부가 활성화하려는 소규모정비사업이나 리모델링이 재건축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사업 리스크는 작지만, 가성비 측면에서는 분명 떨어지는 만큼 이에 대한 재평가를 통해 정책을 세심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 주를 이룬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제21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소규모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법안이 발의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달 1일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은 노후ㆍ불량건축물이 밀집한 지역을 정비하고 주택 등 건축물을 개량 또는 건설하는 소규모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일정한 공공성 요건을 충족할 경우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윤 의원은 제20대 국회 국토위원회 간사 재직 당시 같은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음에도 통과하지 못하고 폐기됐지만, 소규모정비사업 활성화를 목표로 여당이 내놓은 제21대 국회 ‘1호 부동산 법안’이라는 타이틀로 재차 발의하며 입법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윤 의원의 법안은 소규모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내용으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고민 중인 사업 주체들에게 ‘수익성 개선’이라는 선물을 안겨줄 수 있다”고 기대했다.

반면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수도권 소규모정비사업의 사업성 개선을 위한 기틀이 마련할 수 있는 법안인 것은 사실”이라면도 “‘공공성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지방공사 등이 전체 세대수 10% 이상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해야 하는 만큼 이를 제외한 나머지 일반분양분에 대해 분양가상한제 적용할지를 두고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공기업과 조합이 함께 사업 시행을 맡는 ‘서울 도심 내 공공참여 가로주택정비사업’에는 총 22개 구역이 신청을 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사업성 검토 등을 거친 뒤 오는 8월 최종 대상 구역을 선정할 계획이다.

▲ 정부가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정비사업에 힘을 실어주며 지원에 나서는 분위기지만 공사비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서 향후 가성비 문제 해결이 사업 활성화를 위해 중요한 숙제가 될 전망이다. <사진=아유경제 DB>

김진원 기자  qkrtpdud.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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