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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헤드라인] 서울시, ‘정비사업 관리처분’ 표준 마련한다… 조합원 자산배분 갈등 줄어들까
▲ 서울시가 도시정비사업 조합원 간 갈등을 줄이기 위해 관리처분계획의 표준화된 기준을 마련한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의 한 재개발 공사 현장.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필중 기자] 서울시가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의 관리처분인가를 위한 관리처분계획이 합리적으로 수립될 수 있도록 표준기준 마련에 나섰다. 그동안 관리처분계획 수립을 위한 표준화된 기준이 없어 사업이 지연되거나 소송 등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이에 시는 합리적인 권리배분 기준을 마련해 관리처분인가 단계에서 조합원 간 갈등을 줄이고 정비사업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실태조사 통해 표준화된 관리처분계획 수립… 도시정비법 시행 이후 ‘최초’

지난 5일 서울시는 최근 3년간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총 89개 정비구역에 대한 대대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표준화된 관리처분계획 수립 기준을 세우고, 표준서식을 재정비한다고 밝혔다. 이는 2003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 제정으로 관리처분계획 수립이 의무화된 이후 처음이다.

관리처분계획은 도시정비법에 의해 재개발, 재건축, 도시환경정비 등 도시정비사업을 시행할 때 사업시행 이후 조합원들에게 분양되는 대지나 건축시설에 대해 권리의 배분에 관한 사항을 정하는 계획이다. 1976년 「도시재개발법」 입법과 함께 도입된 개념으로, ‘균형적인 배분과 합리적인 이용’을 원칙으로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관리처분계획 수립이 의무화된 지 20년 가까이 됐지만, 계획 수립을 위한 표준화된 기준이나 구체적인 방법론이 없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시간이 지나며 도시정비사업 유형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형별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사업지에서 갈등과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재건축사업에서 기존에 상가를 소유한 조합원이 상가 대신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기준 등 상가 소유자에 관한 규정이 미흡해 사업에 반대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갈등으로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거나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빈번하다.

실제로 서초구 서초신동아 재건축 조합은 상가 소유자들과의 갈등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다. 지난해 10월 서울고등법원은 서초신동아 상가 측이 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관리처분인가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상가 소유자들이 분양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추산액 비율을 정하는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상가 측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에 따라 서초신동아는 관리처분인가가 취소되면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이하 초과이익환수제)의 사정권에 들게 될 처지였다. 2018년 1월 이후 관리처분인가를 다시 받게 되면 초과이익환수제 적용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초신동아 상가 소유자들은 지난 1월 21일 조합에 제기한 관리처분인가 취소 소송을 취하했다. 조합이 상가 소유자의 아파트 입주권을 모두 보장하는 등 상가 측과의 합의를 이뤄내면서 소송 취하를 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초과이익환수제에 따른 부담금을 조합원 간 어떻게 배분할지에 대한 기준이 없는 것도 조합원 간 갈등을 유발하는 요소다. 재건축 부담금은 준공 시점 집값에서 사업 개시 시점 집값, 시세 상승분, 개발비용의 합계를 뺀 금액에 부과율을 곱해서 계산한다. 준공 때부터 집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의 이익과 재건축사업 직전에 주택을 매수한 사람의 이익이 다르지만, 일괄적으로 계산해 내야 한다.

사업 방식에 따른 관리처분계획 수립 기준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토지등소유자 방식, 사업시행자 방식 등으로 도시정비사업 유형이 다양화됐지만, 현행 관리처분계획 기준은 조합 방식 중심으로 돼 있어 다른 유형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 밖에 국ㆍ공유지 내 무허가 주택을 장기간 점유한 자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하거나 사업시행자가 매수(위임)하도록 하는 절차도 미비한 상황이다. 그동안의 법령 및 지침 등의 제ㆍ개정 사항도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관리처분계획 무효 또는 취소소송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사업시행인가 이후 분양신청부터 관리처분계획(안) 작성 및 공람, 조합원총회(동의), 관리처분인가 및 변경인가까지 세부적인 절차를 들여다보고 문제점과 개선안 등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또 도시정비사업 유형별로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인가 담당 공무원이 활용할 수 있도록 실무 지침도 마련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체적 보상 규모, 조합원 간 자산 배분 등을 확정하는 관리처분인가 단계에서 갈등을 줄이고 도시정비사업의 투명성을 높여 궁극적으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형별 관리처분계획 실태조사ㆍ제도 개선 용역’ 착수… 내년 7월 적용 목표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정비사업 유형별 관리처분계획 실태조사 및 제도 개선 용역’을 진행 중이다. 내년 7월까지 용역을 완료해 현장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용역의 주요 내용은 ▲정비사업 유형별 관리처분계획 수립 및 인가 실태조사 및 분석 ▲유형별 사업성 분석 방안 및 사업비 변화요인 분석 ▲판례 및 질의회신 분석을 통한 법령 및 제도 개선방안 마련 ▲표준화된 수립기준 제시 및 실무 지침 마련 등이다.

용역을 총괄ㆍ기획하는 이승주 서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관리처분계획은 사업비 전반을 아우르는 총괄적 계획”이라며 “조합원 간 비용분담과 배분 기준을 마련하는 계획인 만큼, 자산 처분과 관련한 모든 내용이 계획에 반영되도록 제도를 정비해 자산이 임의로 처분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도시정비사업 진행 과정에서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사업에 대한 정보 공개와 조합 예산 및 행정업무가 이뤄지는 전산 시스템과의 연계방안 등도 함께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용호 용역 자문위원(전 서울시 뉴타운담당관)은 “과거 주택 재개발사업에서 관리처분계획은 도시정비법에 특별히 규정된 것을 제외하면 「도시재개발법」에 따른 도시개발사업의 환지처리규정을 준용해왔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무허가 주택 재정비와 주택 공급을 목표로 제정된 「도시재개발법」과 달리, 도시정비법 시행으로 도시정비형 재개발, 주택정비형 재개발, 공동ㆍ단독주택 재건축 등 다양한 유형의 정비사업이 도입됐다”며 “이 같은 사업의 유형, 규모, 판례 등을 면밀하게 분석해 관리처분계획 기준과 표준서식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서울시는 도시정비사업 선진화ㆍ전문화 방안 등을 적극 발굴해 지속적으로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다. 관련 기관 및 부서 간 검토의견을 반영하고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와 협의해 법령 및 지침 개정 등을 이끈다는 목표다. 시는 도시정비, 법무, 세무회계, 감정평가 등 분야별 전문가 및 자치구와 함께 전문가 자문회의 및 워크숍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류훈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1976년 「도시재개발법」의 제정 이후 많은 제도 개선과 변화가 있었지만 도시정비사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갈등 해소에는 다소 역부족이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시에서 전면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국토부와 협력해 관리처분인가와 관련된 합리적인 권리배분 기준과 상세한 해설서를 제공해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미리 방지하고 일관성 있는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관리처분계획 절차. <자료=서울시>

김필중 기자  kpj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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