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화동1구역 재개발 조감도.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조현우 기자] 올해 하반기가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각 시공자들이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유관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사업성이 우수한 도시정비사업 추진 단지들이 줄줄이 시공자를 찾아 나선다.

이런 상황 속에서 총 공사비 예가 3200여 억 원 규모의 대전광역시 대덕구 대화동1구역(재개발)은 최근 사업에 속도를 더할 수 있는 발판 마련에 성공했다.

지난달(10월) 27일 대화동1구역 재개발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은 구역 인근 원명학교 강당에서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임시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조합원 과반수가 참여해 성원을 이뤘다.

모든 조합원들의 관심을 모았던 시공자 선정의 건과 관련해서는 조합원들의 찬ㆍ반투표를 통해 효성ㆍ진흥기업 컨소시엄이 시공권을 품에 안았다.

이번 입찰은 일반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됐으나 조합은 2회 이상 유찰을 겪은 이후 효성ㆍ진흥기업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해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한 것으로 파악됐다.

향후 조합과 시공자는 대전 대덕구 대화10길 46(대화동) 일대 9만6252㎡를 대상으로 이곳에 재개발사업을 통해 용적률 226% 이하를 적용한 지하 3층~지상 30층 아파트 20개동 1816가구(임대주택 88가구 포함)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건립한다는 구상이다.

도시정비업계 한 전문가는 “최근 대전 일대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고, 올해 법동2구역이 분양에 성공하는 등 호재가 이어지며 대화동 일대 재개발사업도 활발해지는 추세”라면서도 “하지만 일부 시공자들이 수주를 위해 들러리를 세워 입찰에 나서는 등 짬짜미 행태가 벌어지고 있어 조합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귀띔했다.

효성ㆍ진흥기업, 수주고 위한 ‘짬짜미 입찰’에 조합 ‘속수무책’
사업 조건 등 불리한 상황에 조합원들 시끄러워질 듯

실제로 효성ㆍ진흥기업 컨소시엄의 경우 인천ㆍ대전 일대에서 사업성이 우수한 구역을 중심으로 높은 수주고를 올리고 있는데 반해 들러리 입찰에 대한 제보도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산곡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은 조합원총회를 개최해 효성ㆍ진흥기업 컨소시엄을 시공자로 최종 선정됐다.

산곡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이 추진되는 산곡동은 사통팔달의 교통 여건과 우수한 교육여건, 다양한 생활편의시설, 풍부한 배후수요 4박자를 두루 갖추고 있어 투자자ㆍ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두루 받고 있었다.

그런데 이곳의 한 조합원은 “조합에 따르면 효성ㆍ진흥기업은 3.3㎡당 공사비 418만 원을 제안해 총 943표 중 773표를 받아 시공자로 선정됐다. 당시 경쟁사는 28표, 무효표와 기권은 총 142표였다”라며 “구체적인 사업 조건을 살펴보면 인근 구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특화와 제안 사항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구나 경쟁사의 저조한 홍보활동 등을 통해 짬짜미ㆍ들러리 입찰에 대한 조합원들의 우려와 불만이 속출했다”고 토로했다.

이곳 일부 조합원들 역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절대 간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전국의 도시정비사업지에서 들러리 입찰ㆍ입찰 담합 등으로 시공권을 거래해온 것으로 의혹이 불거진 효성ㆍ진흥기업 등이 최근 노른자 사업지에 대한 수주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미 업계에서는 일부 시공자들이 경쟁을 가장해 사실 효성ㆍ진흥기업의 입찰을 위한 들러리를 서줬다는 내용은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곳의 사업 주체는 2013년 사업시행인가, 기존 시공자 선정까지 완료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한동안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것으로 파악돼 지난해 새 시공자 선정 이후 또다시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당 조합은 부정당업자의 입찰 참가자격 제한에 관한 사항을 통해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고시 2018-101호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등 관계 법령 및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건설업자 등에게 배부하는 입찰안내서 등 조합에서 정한 규정을 위반할 경우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하겠다고 알렸으나 시공자들의 짬짜미 입찰까지 방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조합이 개최한 현장설명회에는 ▲쌍용건설 ▲진흥기업 ▲한화건설 ▲KCC건설 ▲동부건설 ▲우미건설 ▲태영건설 ▲이수건설 ▲신동아종합건설 ▲효성 ▲한진중공업 ▲극동건설 ▲한양 등이 참여해 중견 건설사들의 각축전이 예고된 바 있다.

이 사업을 맡게 된 효성ㆍ진흥기업은 부평구 마장로 334(산곡동) 일대 11만5100㎡를 대상으로 이곳에 지하 3층~지상 45층 아파트 13개동 2531가구 및 부대복리시설을 건축한다는 구상이다. 총 공사비 예가는 약 5000억 원 수준이다.

이곳 조합의 한 관계자는 “효성ㆍ진흥기업 컨소시엄은 3.3㎡당 공사비 418만 원을 제안했고 경쟁사는 같은 면적 당 공사비 430만 원을 제안해 공정하게 시공자 선정이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소식통 등에 따르면 효성ㆍ진흥기업 측은 입찰 참여부터 시공자 선정까지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했으며 타 건설사를 들러리를 세운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국토부ㆍ공정위 등 각종 ‘짬짜미 입찰’에 경고
전문가 “도시정비사업 적폐 1순위는 들러리 입찰”

한편,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벌어지는 시공자들의 들러리 입찰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으며 정부가 어떤 대처를 보일지에 대해 전문가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부 소식통 등에 따르면 국토부, 공정위 등은 들러리 입찰에 대한 레이더망을 좁히고 있으며, 다양한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 만큼 관계자들의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이와 관련해 최근 롯데건설,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에 대한 정부 수사에 이어서 대형 건설사들이 줄지어 수사망에 들어갈 지 관계자들이 긴장을 늦추지 않는 형국이다. 특히 서울과 부산의 크고 작은 사업장에서도 일부 시공자에 대한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재개발ㆍ재건축 적폐로 일컬어지는 들러리 입찰은 최근 시공자들의 ▲금품ㆍ향응 제공 ▲잦은 부실시공 의혹과 맞물려 향후 정부의 수사가 이뤄질 경우 사업 지연 및 나아가 시공자 재선정이란 암초에 부딪혀 선량한 조합원들의 피해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앞으로도 국토부ㆍ공정위 등 정부의 거센 수사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커지는 가운데 시공자 선정을 앞두고 조합원들이 더욱 신중하고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래된 적폐 1순위로 지적되는 짬짜미 입찰이 잦은 시공자들이 향후 전국의 도시정비사업 대상지들의 기피 대상 1호로 떠오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 산곡구역 도시환경정비 조감도. <사진=아유경제 DB>

조현우 기자  koreaareyou@naver.com

<저작권자 © AU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