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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의 강남’을 향해… 은행주공 재건축 시공권 대결 ‘2파전’
▲ GS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제안 사항. <사진=아유경제 DB>
▲ 대우건설 제안 사항.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조현우 기자] 경기 성남시 은행주공 재건축사업이 시공자 선정을 향한 절차를 밟고 있어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도시정비업계 소식통 등에 따르면 은행주공 재건축 조합은 최근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 결과 ▲GS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대우건설 등 2개 사가 참여했다.

앞서 열린 은행주공 재건축 시공자 현장설명회에는 이곳의 뛰어난 사업성에 눈길이 쏠려 11개 사가 참여한 바 있다.

조합 관계자는 “입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좋은 분위기를 이어 오는 12월 2일 시공자선정총회를 개최한다는 구상이다. 이사회ㆍ대의원회를 거쳐 확정할 것”이라며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우리 사업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동반자를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 조합의 계획에 따르면 이 사업은 성남시 중원구 산성대로552번길 15(은행동) 일대 15만1803㎡에 현재 지상 15층 아파트 26개동 2010가구를 재건축해 아파트 39개동 규모의 3300여 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다.

35층 혁신설계, ‘자이아이파크’ 성남에 강남을 세우다.

은행주공 재건축 입찰에 참여한 GS건설-현대산업개발의 슬로건은 ‘자이아이파크, 성남에 강남을 세우다’이다.

최근 서울 강남 일대 재건축의 트렌드는 한마디로 ‘대안설계’라고 할 수 있다. 조합에서 제시하는 기본설계를 가지고서는 차별화 포인트를 내세우기 어려운 상황에서 시공자들은 단순한 공사비 깎기 경쟁보다는 ‘대안설계를 활용한 조합원 분양수입 증가’를 가장 중요한 수주전략으로 삼고 설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5일 열렸던 은행주공 재건축 시공자 입찰 과정에서도 입찰에 참여한 GS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대우건설 모두 대안설계를 제출했다. GS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정비계획상의 지상 30층이 아닌 35층 대안설계를 제시했다. 인근 도환중1구역이 정비계획 변경을 통해 기존 21층에서 38층으로 층수를 향상한 사례를 들며 기존 경과심의 기준인 ‘희망대공원에서 검단산을 바라봤을 때 5부 능선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는 기준을 충족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곳의 조합원들도 30층 이하의 빼곡한 아파트로 인접 지역과 차별성이 없는 아파트보다는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고층아파트 단지가 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경쟁사의 대안설계 역시 29층으로 배치했지만 탑상형 설계를 통해 아파트 동수를 36개동으로 줄여 쾌적성을 높이는 대안설계를 제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도시의 미래는 고층 효율화로 설명하고 있다. 용적율을 높이지 않은 상태에서 고층으로 건물을 올릴 경우 대지의 녹지비율은 올라가고 건물의 효율성은 증대되는 효과가 있다면서 SF영화에서 나오는 미래도시의 모습이 현실이 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나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의 재건축사업에서도 서울시의 강력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층고를 높이는 설계안을 계속 고집하는 추세이다.

입찰에 참여한 GS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관계자는 “‘도시의 고층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이런 추세에 맞춰 은행주공 재건축에 선보인 ’자이아이파크‘ 혁신설계안은 성남의 미래를 선도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 자신했다.

은행주공 주민들을 위한 조건은? ‘넓고 평평한 단지’ vs ‘쪼개지고 비탈진 단지’

현재 은행주공 아파트는 단지 입구에서 끝까지 거의 50m에 이르는 높이 차이를 보이는 단지다. 그래서 은행주공 주민들이 가장 크게 느끼는 불편 중 하나는 단지 레벨차이가 커서 이동하는 데 상당히 큰 불편을 겪는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 착안해 ‘자이아이파크’의 혁신설계안은 단지 레벨을 2단으로 대폭 줄였다. 기존 조합 설계안이 단지를 7단으로 나눠 걸어 다니기 불편할 뿐 아니라 유모차ㆍ휠체어ㆍ보행기 등을 이용하기에도 불편하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단지를 2단의 넓고 평평한 단지로 개선한 설계안을 선보였다. 더불어 동수를 줄여 초대형 중앙광장까지 확보함으로써 효율성을 대폭 개선했다.

대우건설의 경우 혁신설계를 통해 역시 보행과 통행을 힘들게 했던 단지 내 단차를 최소화하고 적재적소에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해 입주민의 보행 환경을 고려한 지형순응형 단지계획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입찰 직후에 조합원들은 멋진 외관과 조경 등으로 두 회사의 설계에 대해 비교적 높은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치열한 논리 공방이 오가면서 경쟁사의 설계에 포함된 옹벽이 최고 길이 172M, 최고높이 18M에 이르며 그것도 여러 개가 단지 내에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본보가 취재 중 만난 한 조합원은 “집 앞에서 옹벽이요? 벽이 보인다면 과연 어느 누가 좋아하겠는가”라며 “다른 것은 모르지만 단지 내에 길고 높은 옹벽이 여러 군데 있다면 우리 단지에 사시는 많은 노인들은 보행에 불편을 겪을 뿐만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도 불안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재건축사업을 통해 고급단지로 탈바꿈되기를 꿈꾸는 조합원의 희망 속에 옹벽 있는 아파트는 존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귀추가 주목된다.

대우건설, 짧아도 너무 짧은 이주기간?

은행주공 재건축에서 GS건설-현대산업개발과 대우건설 측은 각기 8개월과 4개월을 이주기간으로 제시했다. 조합의 입찰 지침상은 이주기간이 8개월이었다. 그러나 대우건설은 인접 신흥주공의 이주가 4개월에 마무리됐음을 이유로 4개월로 이주기간을 잡아도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지난 가을부터 시작된 신흥2구역 재개발이 1년여가 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주가 완료되지 못한 점을 고려한다면 지나치게 짧은 기간이 아니냐는 일부 조합원들의 반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우건설 측에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수주에 성공한 단지를 비교해보면 부산 A구역(조합원수 1060가구ㆍ이주기간 8개월), 안양 B구역(1620가구ㆍ이주기간 8개월), 의왕 C구역 (2100가구ㆍ9개월)을 제시했고, 심지어 180가구에 불과한 서울 강남의 D아파트의 경우에도 5개월을 제시한 사례를 본다면 조합원이 2100가구에 이르는 은행주공에서 4개월을 제시한 것은 무리한 것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또한 이주기간이 연장될 경우 자연스럽게 착공시기가 지연되고 이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로 인해 사업비 증액 등 악순환의 시작된다는 점에서 조합원의 불안감 또한 증폭되고 있다. 더욱이 대우건설의 신용등급을 감안할 때 다른 시공자보다 높은 금리조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그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재건축사업에서도 입주민은 물론 세입자에 대한 ‘주거권’ 보호를 강화하는 입장으로 정책집행과 관련 법령이 바뀌고 있는 추세이다. 따라서 대우건설의 부족한 이주기간은 향후 이주과정에서 부족한 이주비와 더불어 큰 문제를 안고 있는 독소조항으로 볼 수밖에 없다.

특히 이주와 관련된 사항은 시공자의 입찰제안서상의 단순 비교보다는 사업 여건을 잘 아는 조합의 입장에서 요구했던 8개월에 훨씬 못 미치는 4개월을 제시했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한다. 즉, 대우건설 측이 조합과 조합원을 무시했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유추된다.

일부 조합원, 대우건설의 공사비는 ‘미스터리’

은행주공 재건축의 용적률은 250%로 조합 원안 설계나 GS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의 대안설계나 대우건설의 대안설계 모두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전체 연면적은 조합 17만6685평, GS건설-현대산업개발 18만7877평, 대우건설 17만3266평으로 서로 큰 차이를 보인다. 즉 용적률이 비슷하므로 용적률 계산에 사용되는 지상층 연면적은 거의 비슷하다는 뜻이다. 반대로 지하 층 연면적은 서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조합 설계보다 3419평이나 적은 대우건설의 대안설계가 조합 원안 설계보다 커뮤니티와 주차대수, 세대수 증가에 따른 기타 공용면적까지 모두 늘었다는 점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란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GS건설-현대산업개발 측은 조합에 공문을 통해 대우건설의 지하 도면을 포함한 전체 사업도면을 제출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이나 조합과 대우건설 측은 이에 대한 어떤 대응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지하면적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대우건설이 제시한 공사비 총액 역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다는 조합원들의 의혹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공사비 차이가 수백억에 이르는 것이 아니라 공사단가 차이인 15만 원에다 연면적을 곱한 100~200억 원의 차이에 불과해 대우건설의 설계와 공사비 주장이 허구라는 점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현재 대우건설을 관리하고 있는 산업은행은 2020년까지 대우건설을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너무 낮은 몸값으로 매각에 실패했던 선례를 보면 대우건설의 지상과제는 몸값을 높이는 작업을 최우선으로 둘 수밖에 없다.

한 경제 전문가는 “대우건설의 경우 재무건정성 확보를 위한 비용지출의 최대한 억제와 외형을 키우기 위한 수주 잔고 확보를 업무의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렇다면 이런 대우건설의 내부사정을 감안할 때 적은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양질의 사업장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덤핑으로 수주 후 공사비 인상 이라는 과거 적폐대상이던 후진적인 영업 방식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렸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옛말처럼 너무 지나치게 싼 물건의 경우 무턱대고 살 정도의 경제적 사고 수준은 벗어난 지 이미 오래다. 정직하지 못한 공사비라면 조합원의 자존심을 무시하는 무례한 처사가 될 것이다.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대우건설이 하루라도 빠른 시점에 지하도면의 공개를 통해 정확한 공사비 검증을 받아 이런 조합원의 걱정이 기우였음을 증명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도시정비사업 전문가 “법을 위반한 공원면적의 문제는?”

그런데 은행주공 재건축 조합의 시공자 선정 과정은 연일 각 건설사가 제안한 대안설계에 대한 논쟁과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형국이다.

1라운드는 GS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기존 정비계획상 지상 30층을 초과한 35층 대안설계의 가능 여부다. 대우건설 측은 성남 구도심의 경우 30층 이상 인허가가 통과된 적이 없다면서 성남시에 민원을 제기했고, 시가 정비계획 변경에 대한 원칙적인 입장을 재확인하고 과열 홍보를 자제하라는 행정 지도를 한 상황이다.

2라운드의 경우 이번에는 입장이 뒤바뀌어 대우건설이 제시한 대안설계에서 공원면적이 법에서 정한 면적보다 부족하게 계획돼 있어 대우건설 측 설계의 50여 가구 삭제가 불가피하며, 추가로 주변 대지를 편입하거나 매입해야 하는 위법사항이라고 GS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측이 반론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서도 시는 정비계획 변경사항이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재확인하고 과열 홍보를 자제하라는 행정 지도를 조합에 전달한 상황이다(정비계획 변경 공문-공원 부지).

통상적으로 정비계획은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변경여부가 결정되는 사안이다. 따라서 시공자 입찰을 위한 대안설계는 대부분 정비계획 변경을 수반할 수밖에 없으므로 정식 심의절차를 거치기 이전에는 누구도 변경 여부의 가부를 단언할 수 없다.

다만, 법에 명기된 경미한 변경의 경우 관할관청에서 재량권을 가질 수 있으므로 사업 지연에 대한 우려도 그다지 크지 않은 사항이다. 그러나 법을 위반한 설계라면 경우가 달라진다.

GS건설-현대산업개발 측은 대우건설의 설계안이 공원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항이므로 이는 결코 경미한 변경이 아닌 중대한 변경 일뿐만 아니라 법 자체를 무시한 사항이므로 향후 사업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는 매우 심각한 사항이라고 주장한다.

한 재건축 전문가는 “지금 상황에서 이에 대한 판단은 그 누구도 할 수 없다. 다만 위법사항이 포함된 대안설계를 제시한 시공자를 뽑을 경우 시공자 선정 무효소송 등 각종 송사에 부딪혀 향후 사업에 엄청난 차질이 벌어질 수 있다”면서 조합원들의 신중한 판단을 당부했다.

특히 대우건설은 구역 내에서 협력 업체 등과 유착설이 돌고 있지만 수주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사업 조건ㆍ설계ㆍ첨단 관련 특화 등 777프로젝트란 플랜으로 은행주공 재건축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회사 측은 단독시공ㆍ단일브랜드를 강조하고 있으며 868억 원의 일반분양 추가 수입, 147억 원의 공사비 절감, 추가 부담금 없는 확정공사비,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 자금 조달 역시 산업은행금융협약을 통한 최고의 조건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공사비로 인한 추가 분담금은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착공 기준일까지 물가 상승에 따르는 등(10개) 여러 조건에도 추가 없는 확정공사비를 통해 최고의 랜드마크를 짓겠다고 다짐했다.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는 가운데 대우건설과 관련한 여러 의혹이 불거지고 있어 과연 누가 은행주공의 시공자로 선정될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은행주공 재건축의 시공자 선정은 오는 12월 2일 조합원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 은행주공아파트. <사진=아유경제 DB>

조현우 기자  koreaare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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