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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연치 않은 시공자 선정 절차?… 신안빌라 재건축, 현대엔지니어링 짬짜미 입찰 의혹 불거져업계 “현장설명회 전 2억 원 현금납부ㆍ공사비 증액 등 특정 건설사 ‘무혈입성’ 준비 완료?”
▲ 신안빌라 재건축 시공자 입찰공고.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조현우 기자] 최근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시장에선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현장 감시에도 불구하고 끊이지 않는 입찰 담합, 금품ㆍ향응 제공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수주전이 치열했던 사업지의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일부 홍보 업체가 금품 살포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대형 건설사 관계자 등이 입건되거나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도시정비업계 전문가는 “재건축사업 수주 관련 적폐 수사가 활발하게 진행 중으로 알려진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의 압수수색으로 업계가 초긴장 상태로 보인다”라고 귀띔했다.

현재 서울 서초ㆍ강남구의 재건축 사업장을 중심으로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ㆍ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ㆍ검찰ㆍ경찰 등이 합동해 대대적인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신안빌라 재건축, 시공자 입찰 조건 놓고 조합원 ‘잡음’
조합, 신속한 선정 위한 선택… 업계 “또 현대엔지니어링?”

그런데 이런 상황 속에서 올해 시공자 선정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 서울 강서구 신안빌라 재건축사업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신안빌라 재건축사업은 강서구 방화대로34길 120(마곡동) 일대 대지면적 1만6399㎡에 지하 2층~지상 15층 아파트 8개동 400가구와 근린생활시설 등을 건립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본보에서 단독으로 입수한 신안빌라 재건축 조합의 지난해 9월~12월 대의원회ㆍ이사회 회의록을 살펴보면 해당 조합의 입찰공고에서 ▲입찰 참여 제한(현장설명회 이전 2억 원 현금납부) ▲주변 시세에 맞지 않는 공사비 증액(478만 원→500만 원→525만 원)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 전문가는 “공사비 예가가 4개월 만에 부담이 3.3㎡당 약 50만 원, 총공사비 기준 85억 원 늘어난 셈이다”라면서 “조합원 1인당 추가 부담이 3500만 원 가까이 더 생기는 이런 입찰공고가 알려지면서 이곳 조합원들은 크게 당혹스러운 분위기다”라고 밝혔다.

특히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의 이런 입찰 조건이 한 건설사를 시공자로 내정하고 이들의 ‘무혈입성’을 위한 판짜기ㆍ입찰 담합 등이 자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이달 26일 업계 소식통 등에 따르면 신안빌라 재건축 조합이 지난 22일 개최한 현장설명회에 현대엔지니어링이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됐다. 조합은 같은 방식으로 후속 공고를 낸다는 방침이다. 만약, 유찰이 계속될 경우 조합은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조합 관계자는 “현장설명회에서 건설사들이 적당히 간만 보다가 정작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아 유찰되면 시공자 선정이 지연된다”며 “입찰보증금 중 일부를 납부하는 이유는 수주 의지가 있는 시공자를 가려낼 수 있고, 유찰 여부를 조기에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도시정비업계 전문가들은 2017년 현대엔지니어링이 단독으로 응찰해 공동사업시행자로 선정됐던 서초구 신반포22차 재건축 조합의 시공자 선정 절차와 상황이 ‘판박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당시 신반포22차 조합의 시공자 선정 입찰공고를 살펴보면 현장설명회 이전 5억 원의 현금납부 조건을 찾아볼 수 있다.

▲ 신반포22차 재건축 시공자 입찰공고. <사진=아유경제 DB>

도시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서울에서 재건축사업을 진행하는 조합이 시공자에게 입찰보증금을 현장설명회 전에 받는 사례는 희박하다고 알려진다. 게다가 그 액수가 적지 않아 참여할 수 있는 건설사를 원천봉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올 수 있다”면서 “이번 신안빌라 재건축 조합의 입찰 조건도 자세히 보면 석연치 않은 부분이 다수 발견된다는 일부 목소리가 들린다. 이에 일부 조합원들은 시공자를 내정하고 경쟁이 아닌 수의계약 방식 전환을 위한 각본을 쓴 것 아니냐고 반발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서 “사업이 장기간 지체돼 자포자기 심정의 조합원들이 현대엔지니어링이든 누구든 사업을 굴러가게 만들면 그만이라는 뜻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의혹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라며 “선정 과정에 대해 보이지 않는 장치가 감지된 만큼 조합원들은 ‘빨리 시공자를 뽑아야 한다’고 부추기는 분위기에 휩쓸려선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신안빌라 재건축 조합의 입찰공고에 따라 참여한 것일 뿐 공정한 경쟁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일부 조합을 반대하는 비대위가 만들어 퍼뜨리는 거짓 정보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고 주의했다.

▲ 본보에서 입수한 신안빌라 재건축 조합의 대의원회ㆍ이사회 의사록. 이에 대해 조합 집행부 측은 해당 사실은 적법한 시공자 선정 절차를 위해 이뤄진 사안이며, 일부 비대위 등 반대 세력의 거짓된 자료와 허황된 주장과 상관없이 공정한 시공자 선정을 이룰 것으로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아유경제 DB>

현대 그룹의 문제아!?… ‘현대엔지니어링’에 업계 눈길

업계 일각에서는 재건축 수주 적폐 관련 수사의 출발로 지목되는 현대건설에 대한 내사 이후 현대 계열사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을까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각종 들러리 수주ㆍ입찰 담합의 중심에 현대엔지니어링이 서있다는 의혹은 끊임없이 나온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부동산 업계에서는 사법 당국의 수사선상에 현대엔지니어링이 포함될 수 있다고 예상하며, 만약 시공자 선정을 마치더라도 향후 혐의가 입증될 경우 사업 진행이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현대엔지니어링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가 이뤄진 가운데 입찰 담합과 판짜기 수주와 관련해서도 현대엔지니어링은 전국의 다수 사업장에서 들러리 수주를 통한 무혈입성의 주인공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이에 대해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정부의 적법한 세무조사를 절차에 맞춰 받았을 뿐이며, 도시정비사업과 관련한 수사는 일체 진행된 적이 없고 부정한 방법으로 시공권을 수주한 사안도 없기 때문에 일부 업계 관계자들의 다양한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는 주장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과거 대연A구역 재건축 조합 등은 현대엔지니어링을 시공자로 선정했다. 시공권을 두고 경쟁에 나선 중견 건설사가 ‘시공권 밀어주기’를 위한 들러리로 입찰에 참여했다는 의혹이 업계 전반에 흐른 바 있다”며 “현대엔지니어링이 과거 수주했던 수도권ㆍ지방의 사업장을 면밀히 검토해보면 경쟁 수주는 찾아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다수의 현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없거나 들러리를 내세워 무혈입성 사례만 찾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전문 변호사는 “재개발ㆍ재건축사업의 적폐로 조합원 금품ㆍ향응 제공이 큰 문제로 이슈가 되고 있지만 들러리를 내세운 입찰, 입찰 담합에 대해서도 정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라며 “이로 인해 사업 조건이 불리하게 구성돼 결국 조합원들은 큰 피해를 보는 상황이 올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대엔지니어링 홍보팀 관계자는 “전혀 사실무근이다. 해당 지역 수주팀에 확인해본 결과 경쟁입찰이 명백했으며 정확한 근거도 없이 의혹을 기사화하는 것은 회사 이미지가 실추되는 것 아니냐”는 반론을 제기했다.

한편, 신안빌라 재건축의 일부 조합원들은 공정하지 못한 판짜기 식 시공자 선정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공정위 등에 신고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유관 업계 관계자는 “향후 예정된 시공자선정총회는 사실 짜인 각본에 의해 벌어진 연극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상은 입찰 전 담합이 있었다는 일부 조합원들의 제보가 이어지는 듯 하다”며 “겉에서 보기엔 현대엔지니어링이 단독으로 관심을 보이고 회사 규모와 시공 능력 평가, ‘힐스테이트’ 브랜드 인지도 등을 홍보해 조합원의 표심을 사로잡은 것처럼 보이겠지만 이번 경쟁은 사실 짜 맞추기 식이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진다”고 밝혔다.

이처럼 도시정비사업 전문가들의 의혹 제기와 조합원들의 불만이 속출하는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시공자선정총회를 예고하는 조합의 대처에 유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최근 소규모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의혹이 일고 있는 입찰 담합(들러리 입찰)에 대한 국토부 등의 수사가 어디까지 이뤄질지에 대해서도 귀추가 주목된다.

▲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단지 내에 걸린 현대엔지니어링의 디에이치 홍보 현수막. <사진=아유경제 DB>

조현우 기자  koreaare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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